[연예가 프리즘]「별은…」,소품보면 등장인물 성격보인다

  • 입력 1997년 4월 8일 08시 27분


「숨은 이미지를 찾아라」. 화려한 화면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MBC 미니시리즈 「별은 내 가슴에」는 곳곳에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맬 「영상신호」를 마련해두고 있다. 여기에는 감각적 연출과 카메라움직임 못지않게 세트디자인을 꾸미는 「드라마 스타일리스트」의 역할이 크다. 『극중 인물들의 성격이 은연중에 나타나도록 신경을 썼다』는 것이 드라마 스타일리스트 장진식씨의 얘기. 먼저 극중 최진실을 구박하는 박원숙 박철 모자의 집은 「유리성 이미지」다. 이 집의 소품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커다란 유리창과 유리문 그리고 비어있는 대형 화병들. 화병이 빈 것은 허영을 뜻하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속이 비고 금방 부서져 내릴 것 같은 「유리성 이미지」가 이 집 식구들의 성격을 나타낸다. 가수를 꿈꾸는 안재욱의 아버지 오지명의 집은 「정형화」를 느끼게 한다. 책상옆에 짐승들의 「박제」가 놓인 것은 군인 출신인 그의 냉혈함과 경직성을 나타낸다. 사각형의 대형 책상과 검은색 계통의 가구도 마찬가지. 반면 안재욱의 방은 「자유」와 「우울함」을 전해준다. 소품과 가구를 많이 배치하지 않고 필요한 것들만 늘어놓아 언뜻 아무렇게나 던져진 듯한 느낌이 곧 「자유」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갈색과 그린톤의 색상은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아버지에 대한 반항에서 나타나는 그의 우울함을 표시한다. 붉은 소파는 그의 내면의 정열을 상징. 경기 성남시 분당의 미분양 빌라를 꾸민 차인표의 방은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했다. 자극적인 색조를 피하고 모든 것이 따뜻하게 느껴지도록 꾸몄다. 거실 식탁위의 과일받이, 주방의 고급세트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오는데 이는 장씨가 해외에서 눈여겨 봐둔 것들. 『TV화면도 하나의 도화지다. 그림을 그리듯 세트디자인으로 여러 느낌을 전해줄 수 있다』는 것이 장씨의 설명. 서양화를 전공한 그의 「이미지 신호」도 드라마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이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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