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이 94년부터 96년까지 3년간 최소한 2천5백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개인용도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金鍾國(김종국)전한보그룹재정본부장은 신한국당 朴憲基(박헌기)의원이 『한보철강과 한보로부터 현찰로 마련해 정총회장에게 건넨 돈이 1천88억원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했는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시인했다.
김씨는 연도별로는 △94년 2백억여원 △95년 4백억여원 △96년 3백50억여원이 된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지난 2년간 2천8백70억원어치를 발행한 전환사채의 임자가 누구든 그 돈이 회사에 들어와야 하는데 전부 들어왔느냐』는 자민련 李麟求(이인구)의원의 신문에 『반밖에 안들어왔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와 관련, 『안 들어온 돈은 정총회장이 직접 관리해서 모른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른바 「정태수리스트」에 올라있는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하며 정총회장이 준 돈은 이런 방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에서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씨는 비자금의 조성방법과 관련, 『한보철강의 돈이 대여금형식으로 한보를 거쳐 정총회장의 개인회사인 한보상사로 흘러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특위위원들의 추궁에 『그런 것이 있을 수 있다. 대체로 경로는 그렇다』고 시인했다.
한편 한보사건 국정조사특위는 9일 여야간사회의를 열어 정태수총회장의 재소환여부를 결정키로 했으며 정총회장과 김종국씨의 위증혐의 고발문제도 추후에 논의키로 했다.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