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장삼동/정치인『돈 안받았다』일관,너무 뻔뻔

  • 입력 1997년 4월 11일 08시 29분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으로부터 검은 돈을 받은 인사들의 명단인 소위 「정태수 리스트」에 올라있는 여야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이를 완강히 부인한다. 그러다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난 뒤에야 고개를 떨군채 마지못해 시인하게 된다.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 아닌가. 심지어 정총회장으로부터 직접 돈을 받아놓고도 받은 적이 없고 얼굴조차 본 적이 없다고 잡아떼는데는 기가 찬다. 어떻게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이처럼 거짓말을 밥먹듯하고 파렴치하며 부도덕한 행위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돈을 받고도 끝까지 안 받았다고 거짓말하고 버티는 모습에 측은한 생각마저 든다. 그렇다면 정총회장은 정신이상자이거나 치매에 걸린 사람이란 말인가. 차라리 솔직하게 받았다고 시인하고 국민앞에 사과하든지 아니면 구차한 변명 늘어놓지 말고 사퇴해야 한다. 검은 돈을 받은 정치인들이 어떻게 국리민복이나 사회정의를 부르짖을 수 있겠는가.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일고의 가치도 없고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 「아무 관련이 없다」 「사실 무근이다」 「일전 한푼 받은 적이 없다」 「간접적으로라도 도움을 받은 일이 없다」는 등 참으로 변명도 가지각색이다. 제발 거짓말하지 말고 변명이나 억지를 쓰지 말자. 더욱 추하고 불명예스러울 뿐이기 때문이다. 장삼동(부산 사하구 신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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