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 지상중계 30]

  • 입력 1997년 4월 11일 21시 39분


◇金學元 신한국당의원 ―취임당시 여신이 8천7백76억원이나 되고 담보비율도 67%에 불과한데 한보에 계속 대출을 해준 이유는…. 한보가 불안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나. 『불안하게는 생각하지 않았다. 큰 국책사업의 경우 통상 완공될 때까지는 자금수요가 많고 완공되면 시운전을 거쳐 정상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증인은 96년 7월 鄭泰守(정태수)한보총회장으로부터 4천억원의 협조융자 요청을 받고 같은 해 8월2일 7백92억원을 대출해 주었나. 『정씨가 「4개은행에서 1천억원씩 융자해주기로 했다」며 부탁했다』 ―한보에 자금지원을 해주는 대가로 정씨로부터 96년 7월 2억원, 9월 2억원을 뇌물로 받았나. 『예』 ―한보가 부실한데도 계속 대출을 해준 것은 뇌물을 받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외압을 받았기 때문인가. 『외압은 없었다. 공장을 완공, 정상가동시키고 완공후 담보를 취득하려고 했다. 대출을 중단하면 은행이 큰 손실을 입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돈을 받은 부분은 크게 잘못했다』 ▼ 2조넘는 적자 몰랐다 ▼ ―한보철강에 대한 추정요약 손익계산서를 보면 한보가 96년부터 2002년까지 2조2천6백억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내용을 알고 있었나. 『상세한 것은 모른다. 구두로 보고 받았다』 ―96년 12월 현재 여신 1조1백38억원 중 확보된 담보가 6천8백46억원으로 담보비율이 67%에 불과한 데다 한보철강의 부도설이 나돌고 은행감독원도 한보철강이 경쟁력이 없다는 보고서를 냈는데 왜 대출을 해주었나. 뇌물때문인가, 외압 때문인가. 『외압은 없었고…. 오직 어떻게 하든지 완공시켜서…』 ―1월7일 조선호텔에서 정씨를 만나지 않았나. 『1월 8일 4개 은행장 회의결과를 통보하기 위해 조선호텔에서 만났다』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나. 『한보철강 주식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하지 않으면 더이상 자금지원이 어렵다는 은행장회의 결과를 통보했다. 정씨가 「공장이 완공된뒤 담보를 제공하고 감정을 해서 담보가 부족하면 주식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李錫采(이석채)전청와대경제수석을 만난 적이 있나. 『있다. 1월8일 오전 은행장회의를 끝낸뒤 오후 회의결과를 알려주기 위해 청와대에 가서 만났다』 ▼ 특별한 말없이 걱정만 ▼ ―이수석이 한보에 자금을 지원해 주라고 했나. 『특별한 말은 없고 걱정만 했다』 ―그렇다면 왜 정씨는 「이수석이 증인을 만나면 자금대출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는가. 『모르겠다』 ―1월23일 한보가 부도나던 날 오후 7시30분경 4개 시중은행장이 회의를 연 사실이 있나. 『있다. 오후 4시부터 회의를 시작해 오후 7시 넘어 한보를 부도처리하기로 최종 발표했다』 ◇金元吉 국민회의의원 ―은행장이 된 후 이석채 청와대경제수석을 몇번 만났나. 『4개 채권은행이 회의를 한 지난 1월8일 청와대에 가서 딱 한번 만났다』 ―채권은행단 회의 결과를 재정경제원과 은감원, 이수석에게 보고했는데 주식을 내놓고 경영권을 포기해야 한보를 지원할 수 있다는 회의 결정을 정부방침이라고 봐도 되나. 『회의에서 정부 방침으로 연락 받은 것이 없다』 ―당시 상황을 정부에 다 통보했는데 별다른 말이 없었다는 말인가. 『이수석은 걱정만 했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심각한 상황을 보고했는데 가타부타 말이 없었단 말인가. 『이수석은 진퇴양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입장이 난처해서인지 귀찮아하는 것 같기도 했다』 ▼ 청와대서 따로 안불러 ▼ ―청와대에서 오라고 했나. 『내가 먼저 들어갔다』 ―지난 1월22일 한보부도를 최후 통첩했는데 그때 주거래은행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했나. 『정씨에게 전화로 통보했다. 그러나 부도를 통보한 것은 아니고 주식을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정씨가 다음날 아침까지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러나 林昌烈(임창렬)당시 재경원차관이 정부 방침을 통보한 것은 몰랐다』 ―그렇게 상황이 긴급한데도 그날 오후 1시40분에 은행을 나갔다가 3시30분에 들어왔는데 어디 갔다 왔나. 『상황이 다급해지니까 신문기자들이 찾아서 불꺼놓고 없는 것으로 했다』 ―청와대에서 그날 오후 5시반 먼저 부도설이 흘러나왔다. 부도방침을 청와대로부터 통보받은 것이 아닌가. 『22일 회의에서 주식을 내놓지 않으면 자금지원을 중단키로 합의돼 있었다』 ◇李相晩 자민련의원 ―평소 대출을 해 줄때 청와대 등과 협의하지 않는가. 『하지 않는다』 ―유원건설 인수 당시는 사전에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는가. 『모른다』 ―한보철강은 금융비용 부담률도 125%나 되는데 증인이 이런 대출을 독단으로 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독단으로 했다』 ―증인은 두차례에 걸쳐 4억원의 뇌물을 받았다. 회사가 이렇게 부실한데 거액을 받고 대출을 해준 것은 증인뒤에 엄청난 배후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완공시점이면 한보철강의 부채가 7조원에 달하고 이로 인한 이자가 7천억원에 이르는데 매출액 3조원 정도로 수익성이 있다고 봤는가. 『…』 ―외압때문에 부실대출의 배후를 못밝히는 것 아닌가. 『취임이후 그런 일 없었다』 ◇李圭正 민주당의원 ―증인은 96년 7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정씨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 李喆洙(이철수)전행장이 정씨로부터 7억원을 받을 때 증인은 상무 전무 등 2인자로 있었는데 그때는 돈을 받지 않았나. 『받지 않았다』뇌물 경조사비로 써 ―정씨로부터 받은 돈은 어디에 썼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나. 『여러가지 경조사비와 은행장 직무를 수행하는데 많이 썼다』 ―검찰진술에서 딸 혼수비용으로 썼다고 하지 않았는가. 『거기에도 좀 썼다』 ―당시 정씨 뒤에 막강한 힘이나 배후가 있다고 믿지 않았는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 들은바 없다. 나는 당시 한보철강공장 공사가 많이 진척돼 있어 공장을 빨리 완공토록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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