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에 「흡연은 건강에 해롭다」는 내용의 경고문이 등장한지 오래다.
처음에는 「건강을 위하여 지나친 흡연은 삼갑시다」라고 했다가 요즘에는 「흡연은 폐암을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임산부와 청소년의 건강에 해롭습니다」라고 구체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흡연인구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흡연은 인체에 해롭지 않은 부위가 없을 정도로 그 폐해가 크다. 특히 남성의 성 건강에 담배만큼 큰 적은 없다.
지난 1987년 미국 타나고박사팀의 실험결과는 충격적이다. 개 6마리에게 2개비씩 담배를 피우게 한 결과 5마리는 발기가 완전히 안됐고 나머지 1마리도 발기가 되는 듯하다 만 사실을 확인했다.
음경발기는 수세미 모양의 음경해면체내에 평상시보다 5∼10배나 많은 피가 충만됐을 때 일어난다. 담배를 피우면 혈액속으로 흡수된 니코틴이 발기에 필요한 음경해면체의 근육이완을 방해한다. 그래서 혈액이 음경해면체내로 충분히 흘러들지 못하도록 하여 발기력을 약하게 만든다. 또 해면체내로 유입된 혈액이 쉽게 빠져나가도록 해 발기가 일어나더라도 곧 시들어진다.
하루 15개비 이상 담배를 피우는 남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남자보다 발기가 유지되는데 더 많은 혈액이 흘러들어와야 한다는 것을 인체에서 증명한 연구도 있다.
심장병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완전 또는 불완전 발기부전증에 걸릴 확률이 94.3%나 된다. 그리고 완전히 발기가 되지 않을 가능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두배나 높아진다. 심장병이 있으면서 어느 정도의 발기장애가 있는 환자도 담배를 피우면 완전불능이 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가 계속 담배를 피우면 완전 발기불능의 가능성이 비흡연자보다 두배나 높아진다. 관절염 환자나 혈액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내뿜는 담배 연기를 맡는 사람은 발기부전증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게 없다. 또 담배를 얼마나 많이 피웠느냐, 얼마나 오랫동안 피웠느냐는 것은 발기부전증의 발생 가능성과 관계가 없었다. 다만 담배를 피우느냐 아니냐는 것이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담뱃갑의 경고문을 「흡연은 남성의 성기능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라고 바꾸면 남자들은 물론 남편으로부터 사랑받으려는 부인들이 보다 좋아하는 경고문이 될는지 모른다. 02―748―9301
김세철(중앙대 용산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