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AIST강연차 내한 호주 맥레오드 교수

  • 입력 1997년 4월 13일 09시 12분


『과학박물관은 단순히 지나간 시대의 과학유물을 늘어놓는 창고가 아닙니다. 그 시대의 가장 뛰어난 과학기술을 엿볼 수 있는 살아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한국과학사학회 초청으로 지난 1일부터 9일간 우리나라를 방문, 서울대 한림대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과학식민주의 핵문제 등에 관해 강연을 하고 국립중앙과학관 한국과학재단 등 국내 주요 과학관련 기관을 둘러본 호주 시드니대의 로이 맥레오드교수(56·과학정책학). 그는 국내 대학에서 있은 강연에 참가한 대학생들과 대학원생들의 높은 수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의 높은 과학기술 수준의 원천이 어디인지 알게 됐어요. 미래도 밝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키우는 인재들에게는 아낌 없는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일반인들이 과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 보인다는 것. 『대전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이 좋은 예입니다. 쾌적한 환경에 여유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이 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은 그저 보고 지나치는 것 외에는 별 할일이 없어 보입니다』 박물관에 대한 인식이 근본부터 잘못돼 있다는 것. 그는 『박물관은 그저 보여주는 곳이 아니고 방문자가 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박물관에서 연중 다양한 행사가 열려야 하고 최신 정보들이 늘 「득실대야」한다는 것. 전문지식과 뛰어난 기획력을 지닌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맥레오드교수는 『복제 양 「돌리」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 신문이나 잡지보다 박물관을 먼저 떠올릴 때가 과학박물관이 제 모습을 찾는 시기』라고 말을 맺었다. 〈나성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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