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0시50분경 서울 서초구 대검청사 1층 로비.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전날 오후 4시경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신한국당 金德龍(김덕룡)의원이 밝은 표정으로 나타났다.
사진기자들의 포즈 요청에 김의원은 『내가 뭐 여기 사진찍으러 왔나』라면서 다소 겸연쩍게 웃었다. 이어 김의원은 밝은 표정으로 『본인과 관련된 모든 의혹이 해소됐다』고 취재기자들에게 자신있게 말했다.
그순간 점잖게 양복을 차려입고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의원을 마중나온 신한국당 국회의원과 당직자 그리고 김의원의 지구당 사람 등 20여명이 박수와 환호를 터뜨렸다.
이들은 김의원이 조사를 받는 동안 로비에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무언가를 속삭이다 취재기자들에게 수사상황을 묻고 수시로 어딘가에 전화로 보고를 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던 사람들이었다.
김의원의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이들은 김의원을 에워싸고 밖에 대기중이던 승용차로 「모셔가기」 위한 「작전」을개시했다.
이 바람에 조사내용을 더 취재하려는 기자들과 김의원측 사람들이 서로 밀고당기는 소동이 벌어져 로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소동의 한복판에 서게 된 김의원이 『이사람들아 이러지마. 왜 이렇게 밀고 그래. 내가 말을 하려는데』라며 자신을 마중나온 사람들을 짜증섞인 목소리로 질책했지만 김의원을 빨리 차에 태우고 떠나려는 사람들은 막무가내였다.
사진기자의 카메라 플래시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여기저기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결국 김의원을 빼내 차에 태운 김의원측 사람들은 김의원이 차를 타고 떠나자 다시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뇌물을 받고 안받고를 떠나 정치인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은 일이 무슨 좋은 일이라고 박수를 치고 난리일까』
로비에 있던 한 검찰직원이 한심하다는 듯 내뱉은 말이다.
〈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