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화제]외모바꾸기 『함부로 할게 아니네』

  • 입력 1997년 4월 13일 19시 58분


프로야구판에 「외모바꾸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변신보다는 잘못 바꿨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더 많아 「변신 무용론」마저 나오고 있다. 해태 에이스 이대진. 지난 겨울 하와이 전훈을 다녀온 뒤 머리를 밀어 버렸다. 고시생이 삭발을 통해 결연한 의지를 보이듯 「한번 잘해보자」는 의미였다. 그러나 의욕이 지나쳤는지 탈이 먼저 나 버렸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상에 이은 허리부상. 개막전에 나서지 못했음은 물론 이달말에나 출전이 가능한 형편이다. LG 소방수 이상훈. 올 시즌 트레이드마크인 갈기머리를 다시 길렀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괴력의 대명사」 삼손이 머리털을 깎인 뒤 힘을 쓰지 못한 것처럼 갈기머리를 자른 지난해 슬럼프에 빠졌다. 95년 20승 고지에 올랐던 그의 지난해 성적은 3승3패10세이브. 올해 머리털을 원상복귀시킨 그는 시범경기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되찾았다는 평가. 지난해 여름 난데없이 「빨강 머리 앤」이 되어 나타난 롯데 2루수 박정태. 「불꽃같은 투지로 새로운 인생을 살자」라는 각오로 미장원에서 염색을 한 것. 그러나 지난해 부상으로 규정타석에 미달하는 등 변신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금은 머리털에 들인 빨간물이 거의 바랜 상태. OB 에이스 김상진. 다분히 여성스럽고 마음이 여린 「분위기파」. 잘 나갈 땐 하늘 높은 줄 모르다가 한번 허물어지면 끝없이 추락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올들어 전에 없는 턱수염을 텁수룩하게 길렀다. 자신에 대해 만족할 때까지 깎지 않겠다는 게 그의 설명. 어쨌든 턱수염이 없던 지난해 5승7패3세이브로 이름값에 먹칠을 한 그가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는 눈부신 투구로 부활을 예고했다. 이밖에 유니폼을 벗으면 「밤무대 가수」를 연상케하는 요란한 옷차림의 양준혁(삼성)과 앞머리만 길게 늘어뜨려 노란색으로 염색한 김경기와 염경엽(이상 현대) 등도 올시즌 「변신 성적표」를 눈여겨 봐야 할 선수들이다. 〈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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