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IISS 전략문제논평]되살아나는 러 정보망

  • 입력 1997년 4월 13일 19시 58분


지난 91년 소련의 붕괴에 따른 국가정보기관 KGB의 와해이후 분열됐던 러시아 정보망이 몇년간의 혼란과 냉대를 겪은 뒤 조금씩 부활과 재통합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지난해 6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경호실장으로 권한을 행사했던 알렉산드르 코르사코프가 권력에서 축출됨으로써 정보기관간의 내부경쟁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더욱이 내무장관직에 있던 아나톨리 쿨리코프가 지난 2월 보안담당 부총리로 승진하면서 분열상태에 있던 정보보안기관들이 조직적으로 재통합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서방은 물론 갓 깃털이 나기 시작하는 러시아 민주주의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주요 정보 수사 보안기관은 해외정보기관(SVR) 군정보기관(GRU) 연방보안기관(FSB) 내무부(MVD) 연방정부통신정보기관(FAPSI) 국가보호기관(GSO) 등 6개다. ▼정치-경제수사망 막강▼ SVR는 과거 KGB의 해외정보수집과 공작을 담당하고 있던 제1국이 별도기관으로 분리된 것으로 모든 해외정보업무를 관장하고 있으며 대통령직속이다. GRU는 군정보기관이긴 하지만 관할업무와 정보망이 방대하다. 스파이위성과 정찰특공대 스페츠나츠를 거느리고 있으며 군참모총장과 대통령이 보고 라인이다. FSB는 과거 KGB의 여러 관련기관들이 통합된 것으로 국내보안담당기관이다. 대(對)테러 요원과 행정요원을 포함, 직원이 7만6천명이나 된다. MVD는 법집행기관이면서 막강한 정치적 경제적 수사망도 아울러 갖고 있다. FAPSI의 주임무는 국내통신보안과 외국통신도청. 전국적인 규모의 정보수집망과 분석요원은 물론 소규모의 자체 병력도 보유하고 있는 대통령 직보기관이다. ▼기업에도 자체 보안기관▼ GSO는 지난해 7월 설립된 기관으로 대통령과 크렘린궁, 기타 정부주요기관들에 대한 경호와 경비업무를 맡고 있다. 2만3천∼2만5천명의 요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자체 수사 및 정보분석부서도 두고 있고 역시 대통령 직보기관이다. 러시아에서는 대부분의 주요기업들도 자체 보안기관을 두고 있다. 예컨대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은 2만명 규모의 보안대를 두고 있고 석유화학회사인 루코일과 아브코바즈 역시 막강한 사설보안군을 갖고 있다. 또 금융그룹인 모스트는 모스크바에만 2천명의 무장보안대를 갖고 있으며 수사관도 2백명이나 된다. 이들 사설보안기관들은 전직 KGB간부들을 책임자로 두고 있어 국가보안기관들과 때로는 충돌을, 때로는 협력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보기관들은 갈수록 경제정보에 비중을 두면서 러시아기업은 보호하고 반대로 외국기업은 통신도청과 역정보들로 골탕을 먹이고 있다. 91년 이후 지속됐던 러시아정보기관들의 잠행은 이제 끝이 났다. 정치적 경제적 이익추구를 위한 이들의 활동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이웃 서방국가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을 뿐 아니라 러시아의 민주화를 퇴보시킬 수도 있다. 막강하던 과거의 「정보보안왕국」이 부활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정리〓이진령런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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