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주한미대사 내정자(58)는 지난 95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맡기 전까지는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 그가 사무총장 자리에 임명됐던 것도 단지 국무부시절 에너지담당 국장을 지낸 경력 때문.
그러나 KEDO사무총장을 지내면서 그는 미국내에서 최근의 한반도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중 하나로 부상했다. 그는 지난해 북한을 방문, 북한측 수뇌부와 요담을 가진바 있고 북한측 외교관들과도 지속적으로 폭넓은 교분을 쌓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워싱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62년부터 73년까지 파리 마드리드 파나마 해외지원사무소에서 일했고 미국무부 에너지 경제담당 부차관보를 거쳐 주튀니지 대사를 지냈다. 그는 지난 87년 필리핀대사를 끝으로 미국무부를 떠나 10년이상 현직에서 벗어나 있었다. 미국이 이런 공백을 무릅쓰고 그를 선택한 것은 한반도에서 북한에 큰 변화가 예고되는 시점이라는 사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KEDO 사무총장으로서 그는 경수로 주공급자인 한국과 수혜자인 북한간에 이해가 엇갈릴 때마다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했다. 그래서 북한측의 그에 대한 신뢰는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쩌면 그의 주한 미대사 내정을 반기는 쪽은 북한일 수도 있다는 분석은 이 때문이다.특히 한국정부의 대북한정책은 좋건 싫건 그의 부임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