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을 폭파하겠다」는 협박편지에 한국마사회가 진땀을 빼고 있다. 무시하자니 만일의 사태가 찜찜하고 일일이 대응하자니 힘이 드는데다 신경이 곤두서기 때문이다.
지난 12일과 13일의 경주 시작 직전까지 마사회측은 경찰 용역경비 직원 등 7백여명을 동원해 과천시 주암동 서울경마장내 관람대 계단 화장실 쓰레기통과 천장 송풍구까지 샅샅이 뒤졌다.
지난 9일 「4월5일 10경주에서 4번과 10번마가 우승하도록 조작하고 11경주에서는 최저배당 우승으로 조작하라」며 「이 요구를 무시하면 12, 13일중 다이너마이트로 경마장을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협박편지가 배달됐기 때문이었다. 협박편지는 지난해 9월과 지난 2월에도 한차례씩 배달됐다. 마사회측은 그때마다 폭발물 탐지견과 경찰청 대(對)테러요원의 도움까지 받는 소동을 벌였다. 경마고객들은 이런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경마장이 날아간다 해도 일확천금의 꿈은 버리지 않는다」는 자세다.
〈과천〓박종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