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천재」 이종범(해태)은 억대 신인들의 조련사. 그의 손끝 발끝 하나에 「7억신인」 임선동(LG)은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애간장을 태웠다.
15일 LG와 해태의 잠실 개막전은 임선동의 프로 데뷔무대. 톱타자 이종범은 1회초 초구를 공략, 깨끗한 좌전안타를 만든 뒤 2루도루까지 성공해 아직 어깨가 덜 풀린 신인의 넋을 뺐다. 직구에 자신이 없는 임선동은 슬라이더만 남발하다 2번 최훈재를 사구로 맞힌 뒤 3안타를 더 맞고 3실점. 이종범은 2회초엔 무리한 3루도루를 하다 비명 횡사했다. 이에 힘을 얻은 임선동은 3회 세타자 연속 삼진을 잡는 등 제 기량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4회초 이종범은 슬라이더 네 개를 그대로 보낸 뒤 볼카운트 투스트라이크 투볼에서 직구를 통타, 잠실구장 1백25m 중앙담을 넘기는 통렬한 3점홈런을 쏘아올려 임선동을 넉다운시켰다.
이종범은 지난 12일 광주 롯데 개막전서도 연장 10회말 「5억신인」손민한과의 첫 대결에서 동점을 만드는 우전안타를 날려 프로의 높은 벽을 맛보게 한 주인공.
이날 임선동의 구위는 슬라이더가 시속 1백20㎞대, 직구가 1백30㎞대로 대학시절에 비해 10㎞씩 처졌다.
〈장환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