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동아리가 컴퓨터의 모든 분야를 다 아우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컴퓨터 동아리 전문화시대」가 열리고 있다.
각 대학에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컴퓨터 동아리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립대의 경우 컴퓨터 분야 동아리의 터줏대감인 「전산연구회(COCA)」에 맞서 최근 「전자기술연구회」라는 동아리가 새로 생겨났다.
전자기술연구회는 하드웨어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겠다며 전산연구회와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앙대 명지대 등에도 최근 컴퓨터 관련 동아리가 여럿 등장했다.
이 신규 동아리들은 그래픽이나 인터넷 등 정보통신의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같은 분야에 하나 이상의 동아리를 인정하지 않는 학교 방침 때문에 「제도권」 밖의 모임도 활발하다.
동국대가 바로 이런 케이스.
이 대학은 컴퓨터 분야에서 오직 「컴퓨터연구회(DUCA)」만 학교의 공식 중앙 동아리로 대접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학교에는 소모임이 많다. 비록 학교의 공식 동아리는 아니지만 컴퓨터 그래픽이나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등 여러 분야에서 서로 뜻이 맞는 학생들이 뭉치고 있다. 무선통신 분야는 오랜 기다림 끝에 학교측의 인정을 받아 중앙 동아리로 승격했다. 대학 컴퓨터 동아리의 전국 조직인 「전국컴퓨터서클연합회(UNICOSA)」 역시 「한 회원교에 동아리 하나」라는 원칙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아직 회원교로 가입하지 않은 중앙대의 경우 한 장뿐인 티켓을 놓고 「셈틀」을 비롯 3개나 되는 컴퓨터 관련 동아리가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동아리가 많이 생겨 새내기(신입생)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그 대신 동아리 활동에 무게가 없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컴퓨터 분야에 관심이 있고 능력이 있는 「인재」들이 여러 동아리로 나뉘면서 깊이있는 연구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 학교의 지원이 분산되는 것도 그 한 이유다.
유니코사 섭외부장 유용혁씨는 『동아리가 여럿 생기는 것은 좋지만 서로 지나치게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