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와 관록이 모두 무너졌다. LG 「7억 신인」 임선동과 해태 에이스 조계현의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 15일 잠실구장. 두 선수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이름값을 못했다. 임선동은 5와 3분의2이닝 동안 7안타, 4사구 4개로 6실점. 조계현은 2와 3분의2이닝 동안 3안타와 4사구 2개로 5실점하고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또 나란히 홈런 한방씩을 맞았다. 이날은 홈런의 날이기도 했다. 대구구장의 5개를 비롯, 4개구장에서 11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 LG 7―6 해태
승리는 신인 이병규의 방망이와 해태 이종범의 실책에서 나왔다. 이병규는 1회 1타점 2루타, 3회 2타점 3루타, 5회 공격의 시발이 된 4구에 이은 도루 등 4타수3안타3타점. 홈런 한방이 없어 아깝게 사이클링 히트를 놓쳤다. 해태 이종범은 재역전의 주역에서 패배의 주범으로 전락했다. 1회초 초반 3득점의 물꼬를 튼 뒤 4회에는 3점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으나 연장 10회말 LG공격 1사1루때 박준태의 병살타성 타구를 2루로 악송구, LG에 결승점을 헌납했다.
▼ 삼성 13―4 한화
삼성은 홈런4개로 10점을 뽑는 등 총 10안타로 13득점하는 경제적인 야구를 했다. 1회 무사 1, 2루에서 이승엽의 3점포. 이어 양준혁이 3회 무사 1, 2루에서 두번째 3점포. 신동주는 4회 솔로홈런으로 뒤를 받쳤고 다시 7회 2사 1, 3루때 3점포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 현대 4―2 롯데
김경기의 「2루타 쇼」 무대. 김경기는 3회 2사후 첫 2루타를 때린 뒤 이숭용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그는 5회 다시 2루타로 1루주자 김인호를, 7회 세번째 2루타로 1루에 있던 박재홍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5차례 타석에서 2루타 3개로 2타점 1득점. 마운드에서는 위재영과 정명원이 이어 던졌다. 위재영은 선발로 나와 6과 3분의2이닝 동안 8안타로 2실점하며 첫 등판을 승리로 장식.
▼ OB 9―8 쌍방울
6회까지 5대5. 그러나 OB의 7회 공격에서 균형이 무너지며 쌍방울의 홈경기 연승기록이 멈췄다. 심정수의 2점홈런 등 4안타를 몰아치며 4점차로 달아난 것. 쌍방울은 8회 2안타와 상대실책을 묶어 한점, 9회 연속 4구와 심성보의 2루타 등으로 두점을 보태며 추격했으나 결과는 한점차 패배. 개막전 1호 홈런의 주인공인 한대화는 이날 2점홈런으로 홈런행진을 이어나갔다.
〈홍순강·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