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엔터프라이즈가 또 다시 동양을 잡고 순항, 다시 한발을 앞서 나갔다.
기아는 16일 부산 사직체육관으로 옮겨 치러진 FILA배 '97프로농구 플레이오프준결승 3차전에서 한치의 틈도 내주지 않는 조직력으로 전희철(21점 8리바운드)의 미들 슛에 의존한 동양 오리온스에 94-7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기아는 2승1패, 남은 4게임중 절반만 건져도 챔피언 결정전에 오를 수 있다.
정규리그를 포함, 홈에서 단 한 번도 지지않았던 기아는 또 2연승과 함께 8게임 「안방불패」를 이어갔다.
첫 쿼터는 업치락 뒤치락했지만 20-20으로 탐색전.
동양은 2쿼터가 시작된 지 4분여동안 단 1골에 그친 가뭄속에 치열한 공방을 치렀으나 포인트 가드로 변신한 기아 허재(15점 5어시스트)를 막지못한 채 주도권을 잃고 맥없이 끌려 다녔다.
35-38, 3점차로 뒤진 채 전반을 끝낸 동양은 기아의 잇단 3점포에 쉽게 무너졌다.
기아는 3쿼터 초반 3점차로 앞서가다 허재 강동희의 슛으로 12점을 추가, 3분47초께 이미 53-39 14점차로 달아나 범실이 속출한 동양의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너무도 싱겁게 끝난 승부.
기아는 김영만이 20점(6리바운드)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을 뿐 강동희(18점4어시스트) 클리프 리드(15점) 로버트 윌커슨(13점) 등 「베스트 5」가 평균득점 14.2점으로 고른 활약을 보였다.
동양은 포인트 가드 토니 매디슨(20점)이 이훈재의 밀착수비에 막히자 거친 발길질을 하는 등 심리전에서도 완전히 밀린 채 전희철 김병철의 외곽포에 기대를 걸었지만 기아의 수비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매디슨은 결국 종료 3분을 남기고 5반칙으로 퇴장됐고 껌을 씹으며 심판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전희철은 53-67로 뒤지던 마지막 쿼터 2분12초께 어설픈 덩크 슛을 시도하다 실패, 윌커슨-김영만으로 이어지는 3점포를 내줬고 로이 해먼즈까지 테크니컬 파울을 받아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기아는 종료 3분여를 남기고 20점차로 떼어놓자 김영만을 제외하곤 모두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들을 내보내면서도 꾸준히 동양을 농락했다.
2쿼터 중반께 코트에 선 김병철은 10점에 그쳐 「피터팬」의 애칭이 어색할 정도로 김영만에게 고양이 앞의 쥐가 됐다.
◇16일 플레이오프 전적
△준결승 3차전
기아(2승1패) 94(20-20 18-15 25-16 31-22)73 동양(1승2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