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때부터 청소년 시기에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평생동안의 성장과 신체기능이 좌우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터프츠대 영양연구센터 수전 로버츠박사는 최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실험생물학회의 「유년기 영양의 장기효과」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어린시절의 영양이 수십년 동안의 신체발달과 건강의 질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로버츠박사는 골격발달을 예로 들며 영국 어린이영양연구센터 앨런 루커스박사의 연구를 인용했다. 앨런박사는 8세 어린이를 조사한 결과 어릴 때 모유 대신 규격화된 대용식을 먹은 아이들은 모유를 먹은 아이들에 비해 뼈에 광물질 함유량이 적다는 것을 밝혀냈다.
로버츠박사는 이에 대해 『탄생 후 첫 한달간 무엇을 먹었는가가 8년후의 골밀도에 영향을 준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인 연구에 따르면 모유는 어린이의 지적인 면이나 신체발달 면역기능 강화에서 훨씬 효과적』이며 『대용식이 아무리 좋아도 모유의 다양한 필수영양분을 따라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예로 태아는 임신 마지막 달에 전체 두뇌 크기의 50%가 자란다. 조산아의 경우 두뇌 발달에 필요한 영양분을 외부에서 공급받아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양식」은 모유가 단연 으뜸일 수밖에 없다는 것.
로버츠박사는 비비원숭이에 대한 비만연구 결과 아동기의 식사 패턴이 수년 후 청소년기의 비만 여부에도 얼마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릴 때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먹은 원숭이는 음식을 절제하면 체중이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몇년 후 청소년기가 되어 다시 뚱뚱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몇년 후에나 반응이 나타나는 것일까. 로버츠박사는 어린시절 길들여진 고칼로리 식습관이 아동에게 잠재되어 있다가 청소년기에 호르몬 분비의 변화가 일어나면 다시 고개를 들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아기가 성인이 돼 비만이 되는 것을 막는 데는 특히 부모가 아기의 배고픔과 포만감을 나타내는 생리신호에 민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령 아기가 먹고 싶지 않을 때 억지로 먹이거나 배가 고파 울어도 정해진 식사시간을 지킨다고 먹이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의 생리신호를 무시하도록 길들여지게 되며 이 때문에 음식을 절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김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