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허남욱/MBC「숨은양심」프로 日군가 내보내

  • 입력 1997년 4월 18일 07시 42분


지난 6일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 프로의 일부인 「숨은 양심찾기」 방영중 강릉시민 2명에게 냉장고를 수여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데 배경음악으로 나온 곡이 놀랍게도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군함 행진곡(궁캉마치)이어서 놀랐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이 사실을 모르고 그랬겠지만 한국민의 정서에 크게 역행하는 사건이었다. 일제시대를 경험한 지금 60세이상의 세대들은 당시 라디오 방송에서 매일 저녁뉴스 첫머리의 신호음악으로 귀가 따갑도록 이 곡을 들었다. 그네들은 그 곡을 틀어놓고 그날의 전적을 과장해 발표하곤 하여 귀에 못이 박이다시피 했다. 일제 군국주의자들이 저지른 태평양 전쟁. 그들의 만행 때문에 한민족이 당한 고난은 필설로 형언키 어렵다. 그 중에는 일본군에 강제 징병 징용된 동포들이 있는가 하면 탄광으로 끌려간 사람들도 있었고 심지어 정신대라는 미명하에 군대 위안부로 차출된 여성들도 많았다. 그 일로 하여 오늘날까지 가슴 아파하는 그분들이 만약 그날 그 프로그램을 시청했다면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우리 정부는 작년에 일제잔재를 청산한다는 차원에서 옛 총독부건물을 헐어버렸다. 하지만 아직 구석구석에서 이와 같은 일제잔재들이 불거져 나올 때는 소름이 끼친다. 방송제작 관계자들의 세심한 주의를 바란다. 허남욱 (부산 해운대구 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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