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종무／한보청문회 특정학교 매도 질문 말라

요즘 진행중인 한보관련 국회 청문회를 보며 국회의 지위와 국민의 기본권, 국회 청문회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생각해 보게 된다. 국회는 분명 국민의 대표기관이다. 하지만 결코 국회가 국민의 기본권 위에 군림할 수는 없다. 국회 청문회는 역사적인 의혹사건의 실체를 밝혀내는 순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헌법에 보장된 인격권이나 형사 피의자의 무죄 추정권 등이 침해돼서는 안된다. 또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한 면책특권도 타인의 명예훼손이나 모욕까지 면책시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번 청문회 기간에 국회의원들의 증인 신문과정에서 이런 기본권들이 너무도 경시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직 유죄 판결이 확정되지도 않은 증인을 죄인으로 몰아붙이고 증언 자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람의 이름을 함부로 거론함으로써 제삼자의 인격권이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이용남 한보사장에 대한 신문도중 이사철 이양희 이인구 의원 등은 증인의 출신대학을 자주 들먹이며 마치 그 대학이나 라이온스클럽이 부패한 로비의 온상인 듯한 어조로 비아냥거렸다. 증인의 행태와 출신 대학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대학이 몇몇 부도덕한 정치인이나 경제인 때문에 매도돼서는 안된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발언이 그 학교 출신 인사와학생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남의 학교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삼가기 바란다. 김종무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