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신시가지는 이미 부산에서 가장 주거환경이 좋은 집단주거단지중의 하나로 떠올랐다.
그러나 1년전부터 입주가 시작된 해운대 신시가지는 대중교통 치안 학교 편의시설 등 도시기반시설에 있어 아직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3만3천여가구 12만명 수용규모의 해운대 신시가지에 현재 입주를 완료한 가구와 주민수는 1만7천가구 6만5천여명으로 절반을 약간 넘어섰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생활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엄청난 신도시 조성으로 일어날 각종 사안에 대한 부산시의 사전 검토가 미흡했기 때문. 부산시는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교통문제 등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현안들이 해결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도시문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주민들의 가장 큰 불편사항은 대중교통문제.
주민들의 끈질긴 요구로 시내버스 8개노선이 신설되고 9개노선이 증설됐지만 노선 부족은 여전한 실정이다. 이마저 시내버스들이 배차간격을 지키지 않거나 축소운행을 해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1년이상 중단됐던 우회도로 수비삼거리 램프공사가 공사재개 1개월도 안돼 지난달 시공업체의 부도로 또다시 중단돼 출퇴근길의 엄청난 교통체증이 상당기간 연장될 형편이다.
또 신시가지내 일부도로는 연결성을 무시한채 기형적으로 개설되기도 했으며 횡단보도가 없거나 이미 보도가 내려앉은 곳도 많은 실정이다.
교통난 못지않게 큰 문제는 공공시설 부족현상.
시교육청은 지난해와 올해 초중고 16개교를 개교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으나 막상 개교한 학교는 지난해 좌동 좌산 등 초등 2개교와 부흥중 1개교뿐이었고 올들어 개교한 상당 신곡 신도 등 3개중학교는 공사가 끝나지 않아 학생들이 다른 학교에서 더부살이 수업을 하고 있다.
또 신시가지 치안확보를 위해 7개파출소와 방범순찰대 1개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파출소가 단 한군데도 없으며 해운대경찰서에서 파견나온 16명이 임시 봉사센터에서 업무를 맡고 있는 것이 치안활동의 전부다.
입주가 완전히 끝나는 내년 이후에도 예산문제 등으로 계획된 파출소 설치가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경찰관계자들의 얘기다.
여기에다 중앙집중식 지역난방도 열손실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 입주민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단지내 상가를 제외하고 대규모 유통시설이나 의료시설 등 주민편의시설이 아직 한군데도 들어서지 않아 주민들의 불평이 높다.
부산대 李成浩(이성호·도시공학)교수는 『신주거단지는 생활 생산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자족적인 도시로 건설해야 한다』면서 『해운대 신시가지의 경우 주거기능 위주로만 개발해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