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당시 반란군에 체포돼 내란방조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강제전역당했던 鄭昇和(정승화)전육군참모총장은 18일 12.12 및 5.18사건에 대한 대법원 최종판결에 대해 『진실이 승리해 기쁘다』며 『그러나 유죄선고를 받은 피고인들이 모두 내 부하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던 정전총장은 18일 아침 자택으로 찾아간 기자에게 소회(所懷)의 일단을 들려줬다.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崔圭夏(최규하)전대통령의 증언을 듣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최전대통령은 자신이 증언대에 서는 것은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당시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던 분이 스스로 진실을 밝힘으로써 역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형이 확정되자마자 일각에서는 全斗煥(전두환)씨 등에 대한 사면논의가 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피해자의 한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물론 너그럽게 봐주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법의 형평차원에서 보면 잘못된 것입니다. 그보다 훨씬 경미한 죄를 짓고도 수형생활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저는 사면논의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 일부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먼저 그들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사면도 생각할 수 있겠지요』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은….
『저들이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죄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것이 나의 마지막 바람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이 땅에서 일어나서는 안되겠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하종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