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리스트 정치인」의 進退

정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요구한다. 鄭泰守(정태수)리스트에 올라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고있는 정치인들은 마땅히 정치적 도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자금이든 떡값이든 그 명목이 무엇이건 한보 돈을 받아 사회적 지탄을 받으면서도 스스로 분명한 입장표명 없이 진퇴(進退)도 밝히지 않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대법원은 그저께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씨 비자금사건 최종판결에서 뇌물죄의 적용범위를 폭넓게 해석했다. 정치인이 정치자금 선거자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 해도 최소한의 불이익이 없도록 해달라는 목적에서 이뤄졌다면 뇌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법원이 포괄적 뇌물죄를 인정한 것으로 지금 검찰조사를 받는 정치인들도 여기에서 예외일 수 없다. 관련 정치인들은 여전히 『대가성없는 순수한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하나 그런 변명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검찰에 불려가기 전에는 거짓말과 발뺌으로 일관하다 조사를 받고나면 『검찰이 나중에 밝힐 것』이라고 얼버무리는 것도 볼썽사납다. 문정수(문정수)부산시장의 경우만해도 사과상자에든 2억원을 받아 선거자금으로 쓴게 확실한 것 같다. 문시장은 자신이 액수를 확인않고 형에게 건넸다지만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2억원이란 거금을 확인도 않고 조건없이 주고 받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있는가. 검찰은 정치인들이 받은 돈의 액수와 대가성여부 등에 따라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하되 그 처리는 적극적이고도 엄정해야 한다. 金守漢(김수한)국회의장까지 포함된 정태수리스트가 정치권을 온통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국가적 불행이다. 관련 정치인들은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자세로 혼란 수습에 일조(一助)를 해야 옳다. 이미 조사를 받았거나 앞으로 소환될 사람 모두 검찰발표 이전에 한보로부터 어떤 명목으로 얼마나 돈을 받았는지 솔직하게 털어놓고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기 바란다. 그것이 사법처리와는 별개로 자신의 행위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