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의 이지마(飯島)유치원은 숲이 우거지고 경치가 좋아 이곳에 아이를 보내려는 학부모가 많다.
하지만 야산 한구석에 있는 놀이시설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한다. 마치 군대의 유격훈련장 같기 때문이다. 깎아지른 듯한 언덕 위에 원두막 비슷한 집을 지어 놓았는데 50여개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그 옆에는 대나무로 만들어 흔들흔들하는 6m짜리 구름다리가 있다. 놀이시설들을 연결하는 통로는 모두 비탈길이어서 밧줄을 붙잡고 이동해야 한다.
4∼6세의 어린이들이 놀기에는 분명히 위험해 보인다. 그러나 유치원측의 설명을 들으면 왜 이런 시설을 만들어 놓았는지 곧 이해된다.
『어려서부터 조심하는 버릇을 길러주기 위한 것입니다. 비탈길이나 계단을 오르고 흔들거리는 구름다리를 건너면서 몸의 균형을 잡는 연습을 하는 것이죠. 아이들이 처음엔 무서워하기도 하지만 곧 재미있어 하고 담력도 길러지는 것 같습니다』
스즈키 지카코(29·여)교사는 유치원내에서 아이들이 다치는 경우는 이곳보다 오히려 운동장에서 더 많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큰 나무사이에 로프를 연결해 도르래를 타고 장애물을 건너는 시설도 있어 군대훈련을 연상케 한다.
이 유치원에서는 체육시간이나 야외활동시간에 원생들이 줄을 지어 이 놀이시설을 매일 한번씩 거치도록 한다. 힘들어 하는 아이는 옆친구가 도와주게 해 친구를 보살피는 정신을 가르치는데도 교육효과가 있다는 것.
아이들이 다칠까봐 항상 불안해 하고 과보호를 하는 우리 학부모들과는 거리가 있다. 다소 위험하지만 도전적인 놀이를 시킴으로써 신체균형과 안전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이 부럽다.
〈요코하마〓이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