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시립병원」,건물 증축-최신장비도입등『탈바꿈』

  • 입력 1997년 4월 21일 09시 19분


시립 또는 도립병원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썩좋은 편이 아니다. 시립 도립병원의 상당수 시설들은 좁고 낡고 비위생적이어서 고소득층 환자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의료보험이 시행된 이후 값싼 진료 보다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찾는 경향이 늘면서 일반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립병원들이 달라지고 있다. 낙후된 이미지를 바꾸고 의료서비스를 다양화하는 등 과감한 변신을 통해 「저소득층의 병원」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병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변신의 모습은 △낡고 좁은 건물을 헐어 새로 짓거나 증축하고 △최신 의료장비와 시설들을 도입하며 △특수클리닉 운영 등 각 병원마다 특화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치매 등 노인성 질환자의 급증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스트레스에 짓눌린 도시인들 가운데 정신질환자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노인병원과 정신병원 시설을 대폭 늘린 점도 중요한 변신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병원은 은평병원(은평구 응암동) 서대문병원(은평구 역촌동) 아동병원(서초구 내곡동) 동부병원(동대문구 용두2동) 등 직영 4개와 지방공사 형태인 강남병원(강남구 삼성동), 위탁경영 형태인 보라매병원 등 모두 6개. 서울시는 또 지난해 이후 경기도에 용인정신병원(용인시 구성면 상하리) 백암정신병원(백암면 용천리) 축령정신병원(남양주시 수덕면 외방리)을 개원했고 내년 12월에는 고양정신병원(고양시 덕양구 내유동)의 문을 연다. 가장 규모가 큰 종합병원인 강남병원은 요즘 시민들의 칭찬을 받고 있다. 장례업자들의 바가지요금에 따른 시민피해를 줄이기 위해 영안실 운영을 임대에서 직영으로 바꾸고 장의용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등 「장례토털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힘을 얻은 강남병원은 44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달부터 영안실 확장공사를 벌이고 있다. 내년말 공사가 끝나면 이 병원에서 사망하지 않은 사람들도 이곳에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병원은 또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에 대비한 응급의료시스템을 강화했으며 노인성질환과 각종 현대병의 전문진료를 위한 24개 클리닉을 신설했다. 보라매병원은 지난해 11월20일 1백17병상 노인전문병동의 문을 열었다. 심폐질환 퇴행성관절염 등 노인들을 위한 전문적인 진료를 하는 것은 물론 지하에 장례식장을 마련, 이 병원에서 사망하지 않은 사람들도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개방해 인기다. 보라매병원은 노인병동 1층 전체를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을 위한 구강진료시설로 만들어 좋은 아이디어라는 평을 받았다. 이 병원은 또 지난해 11월 서울대병원과 원격영상진단시스템을 연결하는 첨단기법을 도입했으며 전문진료를 위한 59개 특수클리닉을 운영중이다. 버려진 장애아동의 입원치료를 주업무로 하는 아동병원은 현재 50병상 증축을 설계중이다. 내년부터는 공사에 들어가 99년 12월 완공되며 일반 장애아동도 이곳에서 입원치료 및 재활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한다. 결핵 및 전염병전문이었던 서대문병원도 달라졌다. 결핵이나 전염병 환자는 줄고 노인병이 급증하는 현실을 반영해 2백 병상의 노인병동을 설계중이다. 내년에 공사에 들어가 99년말 완공할 예정. 무연고 행려병자 전문진료기관인 동부병원도 오는 11월 3백92억원을 들여 2백병상 신설 공사를 시작, 99년말 완공해 얼굴을 바꾼다. 정신질환전문인 은평병원 역시 병실수요 증가에 맞춰 올 11월부터 99년말까지 3백10억원의 예산으로 2백50병상 신설공사를 한다. 서울시는 시내 북부 남부 동부 지역에 각각 노인전문병원을 새로 개설키로 하고 이미 설계를 시작해 빠르면 99년말 문을 연다. 〈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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