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0일 우리집이 화재로 전소되고 말았다. 살림집이 붙어 있던 가게여서 우리는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고 말았다. 조립식 건물이어서 숟가락하나 건지지 못하고 그저 목숨 부지한 것만도 천운이라고 여겼다.
불에 탄 것 중에는 세살난 아들의 책도 있었다. 그런데 출판사에 다니는 한 친지로부터 책이 탄 흔적을 사진으로 찍어오면 보상을 해준다는 말을 들었다. 설마하며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책이 배달돼 왔다.
구입한지 1년도 더 지난 책까지 새것으로 보내준 것이었다. 기대도 안했던 터라 너무나 감사했고 물질은 물론 마음의 상처까지 입은 우리 가족에게 세상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책을 새것으로 교환해준 금성출판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김신정(충남 당진군 당진읍 읍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