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농업인과 농산물수출업체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농정사상 처음으로 농산물수출촉진대회를 가졌다. 정부도 1천억원을 투입해 중부 호남 영남지역 등 3곳에 대규모 첨단 원예수출 농업단지를 조성하는 한편 2004년까지 1조원을 들여 수출농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1백억달러에 육박하는 농산물 분야의 무역적자와 국내 생산기반 붕괴 문제를 농업의 수출산업화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농업의 수출산업화가 쉬운 일은 아니다. 농산물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값싸고 질좋은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농지가격 인건비 등에서 경쟁국에 비해 크게 불리하고 수출전략과 지원체제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수출농업에서 우리농업의 활로를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가능성은 있다. 무엇보다 연간 6백억달러 가까운 농산물을 수입하는 일본시장이 가까이에 있다. 그동안 농업에 대한 지속적 투자로 품질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도 어느 정도 갖추었다. 그런데도 지난해 대일(對日)농산물 수출액은 고작 7억달러였다.
세계최대의 농산물 수입국 일본이 지척에 있고 미국과 일본 등지의 2백70만명에 이르는 교민을 우리농산물 소비자로 만들 수 있는데도 지난해 농산물 수출액은 18억달러에 머물렀다. 반면 수입액은 무려 1백9억달러를 넘어섰다. 이같은 결과는 한마디로 수출전략의 부재탓이다.
값싸고 질좋은 농산물 생산을 위한 생산시설 및 기술개발 투자는 항상 말뿐이었다.수출절차간소화나국제경매장 검사 검역 등 수출지원체제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지속적인 수출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수출농업의 육성은 이런 반성 위에서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