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안성례/『5·18묘역「민주나무」심기 동참을』

  • 입력 1997년 4월 22일 09시 14분


지금 광주 망월동에는 5.18 민중항쟁 희생자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한 5.18 묘역 성역화 조성사업이 오는 5월 완공을 목표로 한창 진행되고 있다. 5.18 묘역의 조성은 80년 당시 폭도로 매도돼 여기저기 야산에 묻히고 버려졌던 그 주검들이 17년이 지난 오늘에야 이 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상징으로 제자리를 찾게 됐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5.18의 정당한 역사적 평가를 위해 수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몸바쳐 피눈물나게 외쳐 왔던 과정을 생각하면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5.18 민중항쟁에 대한 여러가지 조처는 아직도 미흡하고 부족한 점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새로 조성되는 5.18 묘역은 4.19묘지에 이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으로서 역할하게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때문에 5.18 묘역 조성에 국민들도 참여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함께하자는 취지로 「민주나무 헌수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작지만 큰 정성을 모아 민주나무로 둘러싸인 5.18 묘역을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살아 있는 역사적 공간으로 만들자는 뜻이다. 이 헌수운동은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됐다. 지역민들의 호응은 물론 멀리 미국 오리건주의 교포들도 소식을 듣고 성금을 보내는 등 해외교포들의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국내에서는 최근의 정치상황과 홍보부족 등으로 이 운동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5.18 민중항쟁은 80년 당시 국민들의 끓어오르는 민주화 열기의 표출이었다. 마찬가지로 「민주나무 헌수운동」도 전국민이 참여할 때 그 의미가 충분히 채워짐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의 전통이 올바로 세워져 있었다면 온나라을 휘청이게 하는 대기업의 도산이나 정치권의 이권개입 등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이런 이유 때문이라도 민주나무 심기운동의 전국적인 확산이 필요하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민주나무를 심자. 여기서부터 민주적 질서를 세우고 전통을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온가족의 이름을 써넣은 민주나무를 심자. 우리 자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자. 80년 5월 꽃잎처럼 뿌려졌던 그들의 붉은 피가 오늘의 역사를 가능하게 했듯이 우리의 작은 정성이 먼 훗날 우리 자손들의 역사로 이어질 것이다. 안성례<광주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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