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광주 망월동에는 5.18 민중항쟁 희생자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한 5.18 묘역 성역화 조성사업이 오는 5월 완공을 목표로 한창 진행되고 있다.
5.18 묘역의 조성은 80년 당시 폭도로 매도돼 여기저기 야산에 묻히고 버려졌던 그 주검들이 17년이 지난 오늘에야 이 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상징으로 제자리를 찾게 됐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5.18의 정당한 역사적 평가를 위해 수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몸바쳐 피눈물나게 외쳐 왔던 과정을 생각하면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5.18 민중항쟁에 대한 여러가지 조처는 아직도 미흡하고 부족한 점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새로 조성되는 5.18 묘역은 4.19묘지에 이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으로서 역할하게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때문에 5.18 묘역 조성에 국민들도 참여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함께하자는 취지로 「민주나무 헌수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작지만 큰 정성을 모아 민주나무로 둘러싸인 5.18 묘역을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살아 있는 역사적 공간으로 만들자는 뜻이다.
이 헌수운동은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됐다. 지역민들의 호응은 물론 멀리 미국 오리건주의 교포들도 소식을 듣고 성금을 보내는 등 해외교포들의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국내에서는 최근의 정치상황과 홍보부족 등으로 이 운동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5.18 민중항쟁은 80년 당시 국민들의 끓어오르는 민주화 열기의 표출이었다. 마찬가지로 「민주나무 헌수운동」도 전국민이 참여할 때 그 의미가 충분히 채워짐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의 전통이 올바로 세워져 있었다면 온나라을 휘청이게 하는 대기업의 도산이나 정치권의 이권개입 등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이런 이유 때문이라도 민주나무 심기운동의 전국적인 확산이 필요하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민주나무를 심자. 여기서부터 민주적 질서를 세우고 전통을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온가족의 이름을 써넣은 민주나무를 심자. 우리 자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자.
80년 5월 꽃잎처럼 뿌려졌던 그들의 붉은 피가 오늘의 역사를 가능하게 했듯이 우리의 작은 정성이 먼 훗날 우리 자손들의 역사로 이어질 것이다.
안성례<광주시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