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의회의 신임 투표를 통과한 인데르 쿠마르 구즈랄 신임 인도 총리(77)는 데베 고다 전총리가 「농부의 아들」이라는 소탈한 이미지를 지녔던 것과 달리 귀족적인 취향을 갖고 있다. 구즈랄총리는 아마추어 시인이자 미술애호가이기도 하다.
현재 파키스탄의 영토로 되어있는 라호르출신인 그는 11세때부터 영국의 식민통치에 대항하다 두차례 투옥되기도 했다.
그후 47년 파키스탄이 독립함에 따라 라호르를 떠난 뒤 뉴델리로 옮겨와 정치적 기반을 쌓았다. 50년대 후반 국민회의당에 입당한 그는 67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승승장구, 수차례 각료직에 오른다.
건설주택장관시절에는 뉴델리 시가지 설계의 책임을 맡는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공보방송장관을 맡고 있던 지난 75년 인디라 간디총리의 전화도청스캔들과 관련돼 장관직을 사임해야 했다.
76년 모스크바 대사로 「좌천」돼 십년 이상을 줄곧 바깥에서 맴돌았으나 오히려 이때의 경력이 바탕이 돼 89년 외무장관으로 발탁된다.
두차례에 걸친 외무장관시절 걸프전때 사담 후세인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그후 파키스탄과의 긴장완화와 방글라데시와의 갠지스강 수로 공유문제 등에 있어 뛰어난 외교적 수완을 보여 능력을 인정받았다.
〈강수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