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영준/학원선생에도 美女 요구…세계의 조롱감

  • 입력 1997년 4월 23일 08시 35분


이제 막 캐나다에서 어학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학생이다. 그 곳에 있을 때 너무나도 창피하고 당혹스러운 일을 당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들어오더니 너무 재미있는 일이 있어서 이야기를 해주겠다기에 잔뜩 기대를 하고 들었다. 이야기인 즉 한국의 모 영어학원에서 협조문이 왔는데 젊고 예쁜 여자선생님이 있으면 그 학원으로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일본인 대만인 등 모든 외국 학생들은 깔깔대고 교실안은 웃음바다가 됐다. 하지만 나와 다른 한국인 학생은 그냥 말없이 고개를 떨구고 남의 시선을 피해야 했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나도 외국 학생들에게 자부심을 갖고 늘 우리나라 자랑을 했었다. 그러나 그 편지 한 통으로 외국 친구들은 한국인은 늘 젊고 예쁜 여자만 찾는 사람들로 여길 것이라고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심지어는 배움의 터인 학원에서까지 젊고 예쁜 여선생을 구한다니…. 그 학원은 일반 사설학원도 아닌 대학 부설 학원으로서 모든 강사진이 자격증도 갖고 있으며 높은 실력을 갖춘 선생님들만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왜 젊고 예쁜 여자 선생님이라는 토를 달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 편지 한 통이 조국의 이미지를 얼마나 훼손시켰는지 그 학원 담당자는 깨달아야 하겠다. 이영준(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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