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보청문회에서 의원들은 金賢哲(김현철)씨에 대한 안기부의 예산과 정보제공의혹을 줄기차게 파고 들었다.
그러나 金己燮(김기섭)전안기부운영차장은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시종일관 부인했다.
먼저 국민회의 金景梓(김경재)의원이 안기부보고서사본을 보여주며 『현철씨에게 건네줬느냐』고 묻자 김전차장은 『나는 예산 인사담당이었는데 어떻게 정보를 제공하느냐. 중학동의 현철씨 사무실에도 간 적이 없다. 안기부의 정보차단은 무섭다』고 답변했다.
자민련 李麟求(이인구)의원이 『증인은 안기부장이 대통령에게 주례보고를 할 때 사본을 미리 현철씨에게 갖다바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김전차장은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정보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계속 부인했다.
안기부 예산 제공여부에 대해서도 김전차장은 『94년12월 법개정으로 국회 정보위에 예산을 보고토록 돼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의원들의 추궁은 김전차장의 재직시 「위세」로 옮겨갔다.
의원들은 『증인과 金武星(김무성·신한국당)의원 등 3명이 김현철사단의 실세 3인방이 아니냐』『안기부의 김부장으로 통할 정도로 위세당당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김전차장은 『이권 대가로 금품을 받은 물증을 제시하면 5억8천2백만원의 전재산을 내놓겠다』 『안기부는 개혁의 표본으로 월권할 수 없다』 『기조실장과 차장은 다같이 차관급이다』고 항변했다.
김전차장은 또 신한국당 李思哲(이사철)의원이 朴慶植(박경식)G남성클리닉원장의 증언을 근거로 현철씨와 호텔객실에서 만난 적이 있느냐고 추궁하자 『박원장과 나를 위증죄로 고발해 진실을 가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현철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두달에 한번 정도 호텔식당 등에서 만났으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는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