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한보사건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金己燮(김기섭)전안기부운영차장은 의원들의 질의가 있을 때마다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에이, 그럴 리가 없다』 『모함이다』 『차라리 대질신문을 받게 해달라』며 맞받아쳤다.
△안기부를 백으로 들어갔다면 국립인 서울대학교를 백으로 들어갔다는 것과 같다(안기부에 특채됐다는 질의에 대해).
△차라리 위증으로 고발해달라. 그러면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거다.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말밖에 못드리겠다(증인이 거짓말을 한다고 몰아세우자).
△3주동안 몸살을 앓고 났더니 정신이 없다(왜 기억이 나지 않느냐고 추궁하자).
△안기부에 있을 때는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해 밤늦게까지 죽으라고 일만 했다. 일요일에도 맨날 일했다. 이런 나를 과대평가하지 말아달라(자민련 이인구의원이 안기부에 근무할 때 혼자서 모든 것을 다 농단했다고 하자).
△채홍사가 무슨 뜻입니까. 그런 모욕적인 언사는 삼가십시오. 서로 인격적으로 존중해주십시오(자민련 이인구의원이 김기섭씨에게 김현철씨의 채홍사역할을 훌륭하게 했다는 말이 있다고 묻자).
△金悳(김덕)안기부장보다 더 센 현철이가 있잖은가(자민련 이인구의원, 김기섭씨가 「내가 일을 못했다면 부장이 나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 아니냐」고 말하자).
△안기부의 부훈은 「음지에서 일하면서 양지를 지향한다」인데 증인은 양지에서 일하며 음지를 지향한 것 같다. 안기부는 두더지처럼 드러나지 않게 일해야 하는데 증인은 새처럼 마구 날고 싶어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두더지처럼 일할 수 있었겠나(국민회의 김경재의원).
△국회의원의 긍지와 금도를 지키면서 질의해 달라(현경대위원장, 의원들이 무차별적으로 몰아세우면서 질의를 하자).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