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하우스에서 매머드산의 눈 덮인 정상으로 향하는 곤돌라에 올랐다. 산은 삼각뿔 타입의 화산형. 주변은 녹음에 물들었지만 매머드산만큼은 아직도 한겨울을 연상케 할 만큼 흰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곤돌라가 높이를 더할 때마다 이스턴시에라의 풍경이 그 아름다움을 더했다.
옷차림을 보자.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 그리고 선글라스에 장갑 한켤레. 계절을 거역하며 즐기는 「솔라스키」 장비는 이렇듯 간편해서 좋다. 정상에 올랐다. 주위를 둘러 보니 대부분이 반소매 차림이다. 아예 웃통을 벗거나 비키니차림으로 슬로프를 누비는 「선텐 스키어」도 있다. 온통 푸르른 주변의 산야를 바라 보며 즐기는 한여름 설산의 스키잉. 다운힐 스키잉중 맨살 피부로 느껴지는 이스턴시에라의 상큼한 바람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사막에서 설산으로, 설산에서 다시 사막으로 종횡무진 눈밭과 모래밭을 누빌 수 있는 이스턴시에라.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한 곳이다.
〈매머드스키장〓조성하기자〉
매머드스키장의 연간 강설량은 평균 8.51m. 그것도 시에라네바다의 건조한 기후가 빚어낸 환상적인 드라이파우더스노다. 3백개가 넘는 미국 스키장중에서 적설량은 최대, 좋기로는 베일(콜로라도주) 다음이다.
이스턴시에라는 사막기후지역. 그런데도 어떻게 그리 많은 눈이 내리는 걸까. 매머드산의 특이한 지형 때문이다. 이곳의 눈은 태평양의 습기를 머금은 구름이 3천∼4천m의 고봉이 도열한 산맥의 벽에 부딪쳐 내리는 지형성 강설. 매머드산은 그 벽에서 가장 낮은 곳이다. 일종의 「바람터널」 효과로 인해 엄청난 양의 눈이 내리는 것.
스키시즌은 11월부터 7월초까지. 연평균 2백일간 스키를 타지만 15m의 강설량을 보인 95년에는 3백5일간 스키를 탔다. 10개월을 탄 셈이다. 베이스의 고도는 2천4백24m, 정상은 3천3백69m로 수직고도차는 9백45m. 삼각뿔 형태의 산정상에서 1백80도 방향으로 1백50개의 스키트레일이 뻗어 있다. 최장코스는 4㎞. 곤돌라 1기 등 모두 31개 리프트가 있고 트레일 하단부에서는 모노레일로 각 리프트역으로 이동한다. 스키장에서 6.4㎞ 떨어진 매머드레이크마을까지 무료셔틀버스가 운행된다.
△가는 길〓리노, 레이크타호에서 2백41㎞, 로스앤젤레스(오렌지카운티)에서 5백㎞, 샌프란시스코에서 5백10㎞. 리노, 로스앤젤레스에서 매일 그레이하운드버스(800―231―2222)가 운행된다. 전세버스(800―832―7320)도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한다. 요금은 왕복 40∼50달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