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도 때도 없이 아우성 한심
TV만 켜면 마치 경쟁하듯 줄기차게 방영되는 쇼프로들. 기분전환이라도 해볼까 시청하지만 짜증만 더한다. 출연자의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마다 괴성이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여성방청객들이 연신 질러대는 『어∼』 『우∼』 하는 소리 말이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다. 좀 생긴 연예인이라도 나오면 『와∼』, 누가 영어라도 한마디하면 『어∼』, 개그맨이 조금만 유식한 표현을 쓰면 『우∼』 도대체 그칠 줄 모른다. 세상에 이런 재미는 처음이라는듯 고래고래 외쳐대는 「악악녀」들.
물론 「오빠부대」들이 자청해 극성을 떨 수도 있겠다. 하지만 프로그램 제작진이 이를 부추긴다는 얘기가 자자하다. 때로는 일당을 주고 본격적으로 박수부대를 동원한다는 풍문도 들린다. 쇼도 보고 돈과 선물도 생기니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기란 말인가. 그래도 천박한 괴성일 뿐이다.
별로 대단치도 않은데 『와∼』 재미도 없는데 난데없이 터져나오는 환호성. 그런 괴성이 없으면 주체못할 정도로 썰렁하다는 말인가. 시청자들이 느낄 짜증스러움은 안중에도 없는 제작자들. 쇼프로를 시청하다 보면 온국민이 저절로 바보가 되는 느낌이다.
(유니텔ID·hatred·eastman)
▼ 좋아하는 스타에 환호 당연
잔칫집과 초상집은 다르다. 잔칫집에는 노랫소리가 터져나오고 흥이 넘쳐흘러야 제맛이다. 곡소리가 흐른대서야 말이 되는가. 쇼프로에 인기스타가 출연했는데 방청석이 침묵한다고 생각해 보라. 『과연 수준높은 방청객』이라고 칭찬할 이가 과연 있겠는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발산하는 건 젊음의 특권이기도 하다. 숨기고 감추는 게 오히려 촌스러운 시대다. 쇼프로에서 베토벤의 「운명」이라도 연주된다는 말인가. 왜 무게를 잡아야 하는가. 심각한 표정으로 조용히 앉아서 보고 들어야 할 이유라고는 도무지 없다.
쇼프로는 보면서 즐기자고 벌리는 판이다. 좋아하는 스타가 나오면 휘파람을 불고 환호성이라도 지르는 게 자연스럽다. 출연 연예인도 그럴수록 힘을 얻게 마련이다. 굳이 내숭을 떨어야 할 자리는 아니다. 또 그럴 필요도 없지 않은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상대가 선망하는 인기스타라면 굳이 감출 이유도 없다.
제작진이라고 왜 다르겠는가. 분위기를 띄울 수도 있는데 어느 연출자가 굳이 썰렁하기를 원하겠는가. 쇼프로의 특성상 박수부대를 동원할 수도 있다. 굳이 「연출」이라고 탓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