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급호텔에 근무하는 김모과장(35)은 요즘 세계 최대의 호텔을 짓고 있다. 손님에게 값싸면서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고급 호텔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호텔 꾸미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과장이 호텔을 완성하기까지 예상하고 있는 비용은 3천만원정도. 호텔에서 10여년동안 근무하며 체득한 노하우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그가 짓고 있는 호텔은 인터넷의 「사이버 호텔」. 호텔 이름은 「월드 베스트 호텔」. 국내외 유명 호텔의 객실예약정보를 한데 모아 손님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호텔로 모시는 것이 주요 업무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고 온라인으로 원하는 호텔과 연결하기 때문에 근무하는 직원은 1명이면 충분하다.
언젠가는 돈도 벌겠지만 당장은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는 기쁨이 더 크다.
인터넷이라는 「디지털 시티」에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면 무엇이든 등장하고 있다. 호텔 뿐만 아니라 백화점 은행 증권회사가 곳곳에 세워지고 있다. 사회의 멀티미디어화가 쇼핑의 모습을 바꾸면서 전자상거래의 시대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전자상거래는 정보사회에서 싸고 좋은 물건을 가장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시장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인터넷과 PC통신 등 온라인에 세워진 쇼핑몰은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 지구 저 너머에서 파는 물건도 키보드 몇번만 두들기면 언제든지 주문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24시간 편의점 형태의 만물 백화점인 셈이다. 인터넷에 흩어져 있는 전자상점은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5천만 세계 네티즌을 유혹한다. 어떤 인터넷 상점에 들러 원하는 물건이 없다고 한숨짓고 집에 돌아올 필요도 없다. 인터넷에 있는 다른 상점을 찾거나 「인터넷 쇼핑 도우미」에게 물어보면 금방 해결된다.
전자상거래에서는 공급자와 최종 소비자가 직접 만나기 때문에 물건이 쌀 수밖에 없다. 중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유통마진과 물류 비용이 거의 붙지 않는다. 건물임대비 등 운영비도 보통 상점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 인터넷 상점은 보통 사람에게 창업의 기회도 제공한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세계인을 상대로 적은 비용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전자상거래 시장은 2000년대의 가장 유망한 유통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들은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이 해마다 30∼50%씩 성장해 2000년에는 그 규모가 7천7백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전자 상거래를 위해 개설된 홈페이지만 세계적으로 40만여개. 아직은 실험적인 안테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가장 활기찬 글로벌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