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17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단독선두에 나섰다.
29일 태국 방콕 니미트부트르체육관에서 벌어진 1부리그 3차전에서 한국은 중국의 센터 정하이샤(2m4)봉쇄작전이 주효, 72대65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3연승을 기록, 단독선두에 나섰으며 중국은 2승1패로 대만과 공동2위가 됐다. 한국이 중국을 꺾은 것은 지난해 7월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이 대회 예선에서 78대73으로 이긴 이래 9개월여만이다.
한국은 1일 태국, 2일 키르기스와의 예선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한국과의 「악연」은 끝내 정하이샤(30·중국·2m4)를 울리는가.
「아시아의 마녀」 정하이샤는 지난달 29일 한국과의 제17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예선에서 65대72로 진 뒤 눈물을 글썽였다.
이번 대회는 그가 중국 대표선수로 뛰는 마지막 무대. 그는 이 대회가 끝나면 미국으로 가 오는 6월21일부터 시작하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LA스파크스 선수로 뛰게 된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13년간의 대표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합니다. 이번 대회 우승을 조국에 마지막 선물로 바치겠습니다』
그러나 그 마지막 꿈을 이루기가 결코 쉽지 않다. 한국에 지고 코트를 빠져나오면서 그는 생각하기도 싫은 한국과의 악연을 떠올렸다.
한국은 그의 첫 해외나들이 장소. 지난 84년 3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가 바로 그 무대. 이 대회에서 그는 가공할 파괴력을 과시하며 중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곧이어 열린 84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정하이샤는 처음 국가대표로 나섰으나 한국에 56대69로 져 3,4위전으로 밀려났고 한달뒤 상해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다시 61대62로 져 우승을 놓쳤던 것.
당시 코트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쏟던 정하이샤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는 지난달 27일의 일본전에서 혼자 34득점에 리바운드 16개를 잡아내며 20점차 대승의 선봉에 섰다. 그러나 29일 한국과의 3차전에선 집요한 수비에 걸려 15점에 그치며 후반 내내 벤치로 밀려나는 수모까지 당했다. 중국은 오는 5일의 결승전에서 다시 한국과 맞닥뜨릴 것이 분명하다.
처음 국가대표로 뛰었던 84년 한국때문에 두차례나 울었던 정하이샤. 대표선수 마지막 무대인 이번 대회에서 한국 때문에 그는 다시 울어야 할 것인가.
〈방콕〓최화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