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자농구의 「세마리 용(龍)」인 한국 중국 일본. 이들에겐 지금 똑같은 고민이 있다. 세대교체의 난맥상이 바로 그것.
세팀 모두 올해를 고비로 팀의 기둥들을 모두 잃게 될 것으로 보여 내년 방콕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같다.
한국은 실업8년생인 센터 정은순과 포워드 유영주, 7년생인 가드 전주원이 모두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공언하고 있는 상태. 정은순은 내년봄 결혼일정까지 잡아놓았다.
이들이 한꺼번에 은퇴할 경우 한국여자농구는 공동상태에 빠지게 된다. 현 대표선수 가운데는 이들을 대체할 재목이 없고 여고선수가운데는 유망주가 있지만 주전으로 쓰기엔 너무 어리기 때문이다.
중국도 마찬가지. 지난 84년부터 14년째 부동의 센터를 맡아온 정하이샤(2m4)가 현재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제17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를 끝으로 미국프로팀에 진출, 대표선수생활을 마감한다.
정하이샤가 없는 중국여자농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중국팀의 주지아지 감독은 『골밑에 의존해온 공격스타일이 완전히 바뀔 수밖에 없어 적응에 상당기간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정하이샤 외에도 주포인 왕팡, 센터 리동메이가 모두 은퇴할 예정. 이번 대회 중국대표팀 가운데 오는 10일 개막될 부산동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는 포워드인 리앙신, 리우유에슈, 가드인 지앙슈 등 3명뿐.
지난 7년간 한솥밥을 먹어온 일본 대표팀도 큰 폭의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주공격수 하기와라는 미국프로팀에 진출하며 센터 가토, 가드 무라카미가 모두 올해를 끝으로 코트를 떠날 예정이다. 3개국 가운데 가장 먼저 세대교체를 하는 팀은 중국. 동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팀이 바로 중국의 차세대 대표팀이다. 세대교체의 성공여부에 따라 아시아 여자농구의 판도는 뒤바뀔 것이 분명하다. 한국대표팀의 임영보 총감독은 『국내엔 강지숙 정진경 등 1m95가 넘는 센터와 1m80대의 가드 변연하 등 유망주가 있지만 국제대회 경험과 체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며 『동아시아경기가 끝난 직후 이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세대교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콕〓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