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북악 캠퍼스에서 국민대 학생들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인터넷으로 강의를 듣고 과제물을 제출하고 시험을 볼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서 굳이 학교를 찾지 않아도 학사일정을 끝마치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대(총장 현승일)가 최근 문을 연 「인터넷 통신학교」는 우리 대학의 미래를 한발 앞서 보여주고 있다. 전교생 1만여명에게 모두 부여된 인터넷 ID를 통해 국민대생은 누구나 학교 곳곳에 초고속 비동기(非同期)전송방식(ATM)망으로 연결된 컴퓨터나 집에서 모뎀으로 인터넷 통신학교를 방문할 수 있다.
통신학교에 처음 들어가면 초기화면에 각 단과대가 소개돼 있다. 자기가 강의를 듣는 단과대를 클릭하면 개설된 강좌가 화면에 뜨고 그 과목을 다시 클릭하면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인터넷에서의 강의는 공간 시간 강의방법에 제한이 없다.
교수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를 강의실에 올려 놓는다.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건 인터넷만 있으면 다른 대학도서관의 멀티미디어 자료를 이용할 수 있고 삼차원 입체영상 속에서 세계 유명 박물관을 방문할 수도 있게 된다.
이 대학 정보전산원장 원종진교수(기계설계학과)는 『지금 마련된 인터넷 통신학교의 시설이라면 굳이 학교 캠퍼스가 필요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적응단계. 「컴도사」와 「컴맹」인 교수나 학생들 간에 엄청난 수준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이뤄지는 강좌는 현재 50개를 넘지 못한다. 인터넷으로 접수된 학생들의 리포트는 그야말로 천차만별. 각종 화상자료를 편집해 출판물을 방불케하는 과제물이 있는가 하면 그저 인쇄하지 않았을 뿐인 재래식 리포트도 눈에 띈다.
원소장은 『앞으로 컴퓨터를 모르면 생활 자체가 어려워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사용하기 쉬운 소프트웨어가 많이 개발되면 컴맹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국민대는 이번 1학기를 시범기간으로 정해 인터넷 학교 홍보에 주력한 뒤 2학기부터는 인터넷으로 시험을 치르는 등 모든 강좌에 인터넷을 이용하도록 유도할 계획. 장기적으로는 굳이 출석을 하지 않고도 온라인 강의만 충실히 하면 학점을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나성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