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종가 며느리로서 아들을 못 낳은 것이 못내 가문에 송구스러웠는데 이 상이나마 가문에 남길 수 있게돼 기뻐요』
한국부인회 총본부가 선정한 올해의 훌륭한 어머니 朴泰順(박태순·71·경북 청도군 금천면 김전리)씨는 7일 세종문화회관 수상식장에서 『이 상패에는 내 스물다섯 이후의 눈물과 보람이 담겨 있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18세의 나이로 순흥 안씨 가문에 시집온 박씨는 한국전쟁 직전 「어지러웠던 시대」에 남편이 행방불명되면서 여자들만 있는 다섯식구의 「가장」이 됐다. 시아버지마저 화병으로 사망하자 여섯살, 세살짜리 두딸과 시어머니, 시누이를 부양해야만 했던 것.
박씨는『시아버지 병구완을 위해 팔았던 논 2백80평을 되사기로 하고 상복을 입은 채 계란장사에 나섰다』며 『끼닛거리 없는 것보다 빚 이자가 더 무서웠다』고 회고했다.
99세된 시어머니와 54년간을 살았으나 서로 얼굴 한번 붉히지 않았다고. 「구식」여성이지만 『딸도 교육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글세방에 살며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가르쳤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김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