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와 삼미 부도이후 국내 금융기관들이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짐에 따라 자본시장의 본고장격인 미국 진출에 열중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오는 16일 10억달러의 미국상업어음(USCP)프로그램을 설정한다. USCP프로그램이란 미국시장에 CP발행한도를 설정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만기 2백70일 이내의 중단기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지난달 이미 설정해놓은 USCP프로그램의 발행한도를 각각 두배씩인 50억달러와 20억달러로 늘렸다.
또 신한은행과 한일은행은 시중은행중 처음으로 미국자본시장에서 중장기채권 발행을 검토중이다.
이처럼 국내 금융기관들이 미국자본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일본금융기관을 통해 손쉽게 해외자금을 조달해오던 방법이 최근 한계에 부닥쳤기 때문.
체이스맨해튼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국자본시장 진출 등으로 정면돌파하지 않으면 해외자금조달이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한국금융기관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자본시장에서는 채권발행조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국책은행과 신용등급이 우수한 1,2개 시중은행 외에는 자금조달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