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가요계 데뷔 29년을 맞는 가수 나영진씨(51)는 유명가수는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경기 수원시에서만큼은 그는 「향토가수」 「월드컵 홍보가수」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해마다 5월이 되면 그는 여느 유명가수 못지 않게 바빠진다. 수원시 부근의 경로당 불우시설 등은 물론 재소자 외국인근로자 등을 찾아 무료공연하는 일정이 매일 빽빽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수원시의 월드컵 경기유치 홍보가수로 활동하느라 더 바빠졌다.
본명이 尹正根(윤정근)인 그가 지난 88년부터 출연료를 받지 않고 공연한 「사랑의 잔치」는 벌써 3백차례가 넘는다. 연출 노래 사회는 물론 돈을 대는 것까지 모두 그의 몫이다.
가끔 자신이 경영하는 레스토랑으로 환경미화원들을 초청해 위로잔치를 열어주고 명절때는 외국인근로자들을 초청해 망향의 한을 달래준다.
이제는 웬만큼 얼굴이 알려져 최근에는 강원 원주와 충북 청주의 노인정에서도 그를 불렀다.
초등학교 6학년때 돈벌이에 나서 날품팔이 포장마차 야채상 등을 하며 어렵게 자란 그는 『눈물 젖은 빵을 먹던 시절을 잊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척추혈관종양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월드컵은 수원에서」에 이어 최근 「경기도 아줌마」를 취입, 가수생활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수원〓박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