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약 두달 앞두고 초중고생 자녀들을 미국 호주 등지로 내보내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목적은 자녀들에게 미국생활 체험과 영어공부에 대한 자극을 주려는 것이 대부분. 그동안은 친지방문이 보편적이었으나 지난해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개발, 도입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카운티(로스앤젤레스 근교)의 YMCA가 15세이하 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휴양섬 카탈리나에서 운영하는 여름캠프다. 이 캠프는 미국의 사설 국제학생교류기관인 FIU(Foundation For International Understanding)가 미국과 일본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한국학생은 지난해 처음 참가 했다.》
물새들이 날아드는 한적한 태평양 섬의 한 귀퉁이. 옴폭 패인 해안가 자그마한 비치에는 남녀 10여명이 한가롭게 선탠을 즐기고 해변 뒤편의 잔디밭에서는 30여명이 공놀이를 하고 있다. 왼편 나무캐빈에서는 침대에 누워 한가롭게 편지를 쓰거나 책을 읽는다. 이들은 모두 13∼15세의 10대 학생으로 총 1백20명. 미국인들이 대부분이지만 개중에는 한국 일본 등 동양계 학생도 20명이나 됐다.
여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카탈리나섬에 있는 글렌데일카운티 YMCA 소유 사설비치. 로스앤젤레스 남쪽의 롱비치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10분 거리에 있는 태평양상의 휴양섬이다. 지난해 7월말 모습이다. 이들은 모두 여름방학을 맞아 일주일간의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
이틀간 머물며 캠프생활을 지켜 보았다. 숙소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쉴 수 있는 나무캐빈 15채. 여학생은 바닷가, 남학생은 언덕위에 있었다. 캐빈에는 벙크침대가 6∼10개씩으로 한 캐빈이 한 팀. 한국과 일본 학생들은 팀마다 한명씩 섞여 있다. 캠프생활은 모든게 자율적. 하루세끼 식사당번은 각 캐빈마다 한두명씩 맡아 서로를 돕는다. 당번의 할일은 먼저 식사를 한뒤 동료들을 위해 식사를 나르는 일. 그러나 먹고 난 뒤 접시는 각자 치운다. 매일의 캠프활동은 스태프 45명이 나누어 진행하는 액티비티로 진행된다. 스노클링 수상스키에 구기 양궁 레크리에이션 취미활동 등등 다양하다.
밤에는 언덕위 노천극장에서 즉석무대가 마련된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10대 소년소녀들이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이겨내고 만들어내는 촌극과 장기자랑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마지막 순서는 캠프파이어를 둘러싸고 펼치는 싱어롱과 디스코파티. 여기서 단연 압권은 한국학생들이다. 수줍음 많은 일본학생들에 비해 한국 학생들은 적극적이다. 서툰 영어지만 촌극과 춤솜씨는 일류급. 그 덕에 손을 맞잡고 추는 소셜댄스때 한국 소년들의 파트너는 모두 다 예쁜 미국소녀였다.
이 캠프에 참가한 김진성군(14·서일중 2)은 『평소 배운 영어로도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해 별 문제는 없었다』면서 『미국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영어구사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린 게 이 캠프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 캠프의 총감독인 트로이 베이커(35)는 『캠프 운영 결과 우리는 언어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님을 확인했다』면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아이들이 만나 상대방을 이해하고 좋은 점을 배우는 과정에서 언어의 장벽도 함께 뛰어 넘게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캠프에서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일본인 스태프를 두고 한국과 일본인 학생들이 캠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카운슬링 해주고 있다.
<현지취재=조성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