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의 직업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 평균 20%를 넘는 시청률. 그러나 「보는 드라마」이지만 김빠진 맥주 같다는 것이 이 드라마에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2회 연속 방영되는 15일은 자체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야심에 찬 이정(장동건)의 꿈이 위기를 맞는 과정을 담는다.
이 드라마는 여러 면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다 막을 내린 MBC 「별은 내 가슴에」와 비교된다. 가수와 디자이너(별은…), 모델과 디자이너(모델) 등 신세대가 선호하는 직업 세계를 다뤘다. 또 「별」의 안재욱 차인표 최진실, 「모델」의 장동건 김남주 한재석 염정아 등 스타시스템도 공통분모다.
「별은…」은 「콩쥐 팥쥐식」의 대립되는 인물구조와 빠른 이야기 전개, CF를 보는 듯한 감감적 영상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겼다.
그러나 비슷한 재료를 가진 「모델」의 한계는 「튀는」 인물이 없는 평면적 인물구성에서 비롯된다. 드라마는 극중에서 주인공 4인방을 중심으로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10여명에 이르는 조역의 대사가 보태지면 도대체 내용 파악이 어려운 「알쏭달쏭 퀴즈」가 된다. 어두운 분위기의 화면은 볼거리가 많은 이 드라마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무겁고 답답하게 만든다.
모델은 드라마의 소재일 뿐이다. 시청자가 보고 싶은 것은 흥미로운 소재를 재료삼아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드라마이지 패션쇼의 현장녹화는 아니다. 모델세계를 그린 작품인만큼 불가피한 사정은 있겠지만 지나친 것은 사족이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