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관 신바람 건강법⑪]주부들의 집안운동

  • 입력 1997년 5월 15일 08시 49분


비장한 각오로 살을 빼려고 스포츠클리닉을 찾은 주부 A씨(34).그녀는 처녀 때만 해도 바람이 불면 날아갈까 염려할 정도로 날씬했는데 결혼하고 전업 주부로 10년을 살면서 옛 친구도 몰라볼 정도로 비만해졌습니다. A씨는 남편이 외아들인데 딸만 내리 둘을 낳고 나니 시집식구들 눈치보느라 우울증까지 생겼고 먹는 것으로 기분전환하는 습관이 생겨 살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습니다. 처음에는 『통통해서 보기 좋다』던 남편도 지금은 같이 외출하는 것조차 꺼립니다. 두 딸도 비만 아동이 됐습니다. 엄마처럼 마구 먹어대어 「삼뚱녀의 집」이란 별명까지 생겼지요. 그런 A씨에게 어느날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큰 딸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는데 뚱뚱하고 둔하다고 친구들이 따돌려 외톨이로 지낸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식이 뭔지,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그래서 독하게 마음먹고 나부터 살빼기로 결심했는데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녀의 체지방을 측정했더니 체지방률이 35%로 확실히 비만이었습니다. 키 1백62㎝에 몸무게가 70㎏이나 되니 못해도 10㎏은 빼야 했습니다. 주부들에게 운동하라고 권하면 『집안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그것 하는데도 몸이 파김치가 되는데 운동은 무슨 운동입니까』 하고 되묻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물론 주부들이 하루종일 집에서 일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가사의 대부분이 손 운동이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요리나 설거지, 빨래와 청소, 그 모든 것이 하체운동과는 거리가 멉니다. 인체는 생리학적으로 하체운동을 할 때 칼로리 소모가 많아집니다. 따라서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별도로 하체를 단련하는 운동을 해야 비만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일단 비만해지면 단순히 음식만으로 살을 빼는 것은 효과가 별로 없거나 일시적인 효과에 그칩니다. 단식으로 10㎏ 이상 살을 뺐다가 식사를 시작한 후 한달만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는 경우를 너무나 흔하게 봅니다. 음식만으로 살을 빼다가 오히려 체력이 떨어져 다른 병이 생기는 부작용도 심심찮게 있습니다. 다이어트는 식사조절과 함께 반드시 운동을 곁들여야 합니다. 운동을 한다고 반드시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싱크대를 붙잡고 다리를 번갈아 뒤로 들어올리는 동작도 다리운동으로 괜찮습니다. 청소나 세탁 같은 집안일을 하면서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마침 A씨는 스포츠클럽 가족 회원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러닝머신에서 가벼운 조깅을 하고 웨이트트레이닝과 유연체조까지 곁들인 운동프로그램을 짜주었습니다. 매주 대여섯번 하루 1시간씩 운동하라고 권했습니다. 그녀는 운동과 식사요법을 병행한지 두달만에 두통과 변비가 없어지고 몸무게는 4㎏ 빠졌습니다. 7개월후 그녀의 체중은 59㎏으로 거의 처녀때 몸매를 회복했습니다.며칠 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인터넷 누드 스타 이승희씨. 예쁜 몸매를 가진 그녀가 아침마다 찾은 곳은 헬스클럽이었습니다.날마다 거울을 보면서 얼굴 찡그리는 주부 여러분, 건강미인이 되는 첫번째 조건은 운동이라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황수관 (연세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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