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84세 할머니,행상하며 번 돈 장애인시설에…

  • 입력 1997년 5월 15일 08시 49분


경기 양평군 용문면 다문리 柳三蘭(유삼란·84)할머니는 부처님 오신 날인 14일 조심스레 이웃 동네의 장애인복지시설인 「희망의 집」을 찾았다. 『할머니, 이곳은 노인들을 모시는 집이 아니라 장애인들을 보살피는 집입니다』는 이 시설 관리자들 앞에서 유할머니는 잠시 머뭇거리다 치마허리춤을 풀어 낡은 지갑을 꺼내고는 꼬깃꼬깃한 돈 1백만원을 내놨다. 1만원권보다는 1천원권이 훨씬 많았다. 유할머니는 단칸방에서 혼자 산다. 건강은 좋은 편이어서 지금도 작은 옹기나 반짇고리 골무 등 잡화를 파는 행상 일을 하고 있다. 함남 안변이 고향인 유할머니는 해방 후 가족들과 함께 월남했으나 전쟁으로 시부모와 남편을 잃고 용문면에 정착, 억척스런 생활력으로 3남매를 키워 모두 출가시키고 혼자 살고 있다. 생활보호 대상자인데다 80대 고령인 유할머니의 선행에 동네 사람들은 『왠지 자신이 부끄러워진다』고 말했다. 〈양평〓권이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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