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회의 경선 모범 보여라

  • 입력 1997년 5월 15일 20시 02분


국민회의의 대통령후보와 당총재를 뽑는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정국의 막이 서서히 오르는 것이다. 국민회의는 여야 정치권에서 첫 전당대회를 치르는 만큼 공정한 경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사실상 金大中(김대중)씨의 1인 지배체제에 처음으로 대선후보와 당총재 경쟁자가 등장, 도전하는 마당이어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벌써부터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선시비가 일어 안타깝다. 주류측이 대의원 접촉을 원천 봉쇄한다는 비주류측의 볼멘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전당대회 운영을 놓고도 서로 이견이 심각히 노출되고 있다. 이대로 과열되다가는 전당대회 전날 전국에서 상경한 대의원들을 상대로 과거와 같은 금품살포 등 막판 표몰이 추태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야당의 전당대회는 사전 시나리오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진행된 집권당의 전당대회와는 전통적으로 달랐다. 후보자들의 치열한 각축전도 비교적 공정한 경쟁의 틀 안에서 이루어져 왔다. 경쟁 과열로 종종 추태를 보인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민주정당의 열기는 살아 있었다. 국민회의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그러한 전통을 살리면서 한점의 오점도 남기지 않는 선진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겠다. 특히 국민회의는 이 기회에 김총재의 사당(私黨)이라든지 지역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 주류측이 특정지역을 배경으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를 해서는 안된다. 민주적 절차가 무시된다면 이번 경선은 결국 김총재 한사람만을 위한 행사에 불과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누가 후보가 되든 선출 절차가 공정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대통령선거에서도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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