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내달2일까지 개인전여는 이상원화백

  • 입력 1997년 5월 19일 08시 08분


거대한 트랙터 바퀴자국, 파헤쳐진 흙더미. 그속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아름다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상(02―730―0030)에서 열리고 있는 이상원화백(62)의 전시회에 나온 작품들이다. 「시간과 공간」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무관심하게 방치해버린 소재들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6월2일까지. 그는 『장미꽃을 장미꽃 그대로 그리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미(美)라는 것은 작가가 늘 앞장서서 개발하고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찢어진 신문지, 쓰레기더미, 폐타이어, 첩첩이 포개진 헌가마니들, 마대천, 옹기파편, 낙엽이 덮인 들판…. 그가 지금까지 즐겨 그려온 소재들이다. 장지에 먹과 오일을 혼용해 그린 그의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치밀한 묘사력이다. 그러나 이화백은 『그 모티브의 대상이 주는 은유성 상징성이 없는 작업은 그냥 묘사해 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극장간판과 초상화를 그리다 40세때 처음으로 국전에 응모,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걸었다. 이후 동아미전동아미술상을 두번이나 수상했고 중앙미전에서도 특선을 차지했다. 95년엔 오늘의 미술가상을 수상했다. 처음 그는 가난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난하지 않다. 이번 전시회가 열리는 화랑과 건물은 바로 자신 소유다. 초상화를 만들어 번돈으로 조그만 업체를 운영한 것이 생활의 안정을 가져다 주었다.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내가 헤맨다고하면 누구나 무슨소리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나는 헤맨다. 다만 그 헤맴은 끝없이 미학의 소재를 찾아 헤매는 영혼과 의식과 열정의 긴 여행이다』 〈송영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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