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타율 4할돌파 『공포의 방망이』

  • 입력 1997년 5월 19일 20시 47분


갈기를 곧추세운 「아기사자」의 포효가 우렁차다. 삼성의 고졸 3년생 이승엽(21)의 방망이에 붙은 불길이 갈수록 훨훨 타오르고 있는 것. 이승엽은 「타격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방망이의 정확성은 이미 인정받은 선수. 여기에 파워마저 갖춰 올시즌 각 팀 투수들의 「경계대상 1호」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8일 달구벌에서 연장 11회 끝내기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홈런 11개로 현대 박재홍과 숨가쁜 홈런왕레이스를 전개하고 있다. 95년 13개, 지난해 9개인 것에 비하면 방망이에 부쩍 힘이 붙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홈런뿐 아니라 타율(0.406) 최다안타(54) 타점(30) 장타율(0.759)에서도 선두를 달리며 데뷔 3년만에 「큰 일」을 저지를 만큼 빠른 성장을 했다. 이승엽은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 허리부상의 후유증과 왼손투수의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내며 별다른 기대를 모으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홈런 8개를 몰아치면서 타율 4할을 돌파하며 「무서운 타자」로 탈바꿈했다. 이승엽은 공을 치는 순간 한곳에 힘을 모으는 능력이 뛰어나다. 여기에 빠른 스윙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고정된 타격자세가 강점. 그는 「머리싸움」도 수준급이다. 대부분의 타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공만 노리고 타석에 선다. 그러나 그는 볼카운트와 주자상황에 따라 방망이의 장단을 조절, 투수들이 좀처럼 공 넣을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올해 이승엽은 팀 선배 양준혁의 「보이지 않는 덕」도 많이 봤다. 투수들이 이승엽을 피하려 해도 양준혁이 바로 뒤에 버티고 있어 「좀 더 만만한」 그에게 승부를 걸다 오히려 한방씩 맞고 있기 때문이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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