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트 노런의 기쁨보다는 퍼펙트 투구를 놓친 아쉬움이 더 컸다. 8회 1사까지 한명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아 퍼펙트를 꿈에 그렸던 정민철. 그러나 포수 강인권이 OB 심정수의 헛스윙공을 놓치는 바람에 꿈의 기록은 물거품이 됐다.
이날 정민철이 OB타선을 무력화시킨 주무기는 시속 1백48㎞의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 절묘한 코너워크를 발판으로 강타자에게는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직구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가는 전략을 썼다.
정민철은 92년 대전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5년연속 두자리 승수를 챙긴 한화의 에이스.
94년 탈삼진 1백96개로 「닥터K」에 오르는 등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아온 그는 올해 포크볼을 새로 익혀 다승왕 등극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정민철은 올시즌 잘 던지고도 팀타선이 침묵하는 바람에 승수를 쌓지 못해 속앓이를 해왔으나 이날 「큰 일」을 냈다.
23일 현재 4승2패로 방어율은 2.16. 탈삼진 56개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원시원한 성격에 말솜씨가 뛰어나 모임만 있으면 사회를 곧잘 본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