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한라산흙나르기운동,두달새 103톤 올려져

  • 입력 1997년 5월 24일 09시 20분


제주도 한라산 곳곳에 『한라산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한라산에 새생명」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펼쳐지고 있는 「한라산에 흙나르기 운동」에 고사리 같은 손에서부터 전문등반객의 배낭까지 한마음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3일부터 시작된 흙나르기 운동은 수많은 등반객들로 인해 파헤쳐진 한라산을 등반객 스스로가 복원하자는 취지에서 한라산 국립공원사무소가 제안해 이루어졌다. 지난 2개월 사이 1백3t의 흙이 한라산 해발 1천7백m인 윗세오름 등지로 올려졌다. 그동안의 참여 인원만도 개인 단체 등 2만9천여명. 유치원생에서 전문 등반가까지 다양하다. 제주지역 직장인들은 야유회를 흙나르기 운동으로 대신하는가 하면 제주도에 수학여행온 학생들도 적극 동참했다. 한라산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은 어리목 영실 관음사 성판악 등 한라산 4개 등반코스의 입구에 마련된 흙을 작은 비닐백에 담아 등짐을 져 나른다. 한 사람이 한번에 나르는 흙의 양은 2∼4㎏으로 한라산 복원에 힘을 보탠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도중에 흙을 버리는 경우는 드물었다. 산 높은 곳에 올려진 흙은 12㎏들이 녹화마대인 그린백에 담겨져 맨땅이 드러난 곳곳에 깔린다. 지금까지 한라산에 깐 흙의 양은 3백여평을 복원할 수 있는 정도로 한라산 전체 훼손지 6만여평을 제대로 복원하려면 「멀고도 험한」 길이 남아 있다. 그러나 얼마나 의미있고 소중한 첫걸음인가. 李洪植(이홍식)한라산국립공원소장은 『너무 뜨거운 참여열기에 놀랍고 고마울 뿐이다』며 『머지않아 파릇파릇 풀이 돋아난 등반로가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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