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거창 꽃동네, 설립싸고 주민갈등 증폭

  • 입력 1997년 5월 24일 09시 20분


「거창꽃동네」설립을 둘러싸고 설립 예정지인 거창군 위천면 주민들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거창꽃동네는 음성꽃동네 吳雄鎭(오웅진)신부가 지난 95년 설립추진위원회를 결성, 경남도로부터 도유림지역인 위천면 상천리 금원산 휴양림 부근 20여만평에 대한 사용허가를 받아 추진해온 사업이다. 이후 3천여명의 위천면 주민들은 꽃동네가 들어설 경우 환경파괴와 함께 엄청난 인구 유입으로 고향을 잃게된다며 반대, 꽃동네 설립은 커다란 벽에 부닥쳤다. 이같이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자 설립추진위측은 적극적인 주민 설득에 나섰고 지난 4월말에는 꽃동네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80여명의 주민을 음성꽃동네로 초청, 꽃동네 운영실상을 보여줬다. 그러나 일부 주민의 음성꽃동네 방문 사실이 알려지면서 꽃동네설립 반대투쟁위원회(반투위·위원장 姜信蜂·강신봉·54)가 이를 음성꽃동네측의 주민 회유 수단이라고 반발,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 주민들을 맹비난하면서 추진위와 반투위간의 갈등은 주민간 대립과 반목으로 번졌다. 반투위의 비난이 거세지자 일부 주민들은 반투위측이 지역여론을 호도하면서 꽃동네설립에 찬성하는 주민들을 감시하며 공공연히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주민 이모씨(61·여)는 『반투위가 꽃동네를 방문한 사람과 말을 나눈 주민이 적발될 때 최고 5만원의 벌금을 받고 있으며 주민 박모씨의 경우 이들의 협박으로 타지로 몸을 피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반투위측은 경남도가 식수원으로 상천댐공사를 지난해 2월 착공까지 해놓고 이곳에서 1㎞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엄청난 생활오염원인 꽃동네를 설립토록 한 것은 중대한 행정착오라고 지적, 꽃동네 설립은 절대 안된다는 태도를 명확히 하고 있다. 거창군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해 6월 음성꽃동네가 낸 사업신청서를 반려했으며 군의회는 최근 3만7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 등 관계기관에 반대 청원서를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음성꽃동네도 지난 14일부터 전국 78만 후원회원을 상대로 설립추진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따라서 거창꽃동네 설립을 둘러싼 추진위와 반투위간의 갈등, 주민들간의 반목 대립은 적절한 해법을 찾지못하는 한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거창〓박동욱기자〉 [반대-『상수우너 보호지역 오염 변해』] ▼姜信蜂(강신봉·54)반투위원장〓꽃동네 예정지는 국내 최대규모의 자연휴양림이 있는 관광자원구역이자 상수원보호지역이다. 경남도가 저수량 80만t규모의 상천댐개발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에게 한마디 말도없이 바로 옆에 꽃동네 설립을 허가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금원산 등 산지의 정기를 받고 있다고 믿는 마을사람들의 토속신앙도 꽃동네가 들어서면 사라질 형편이다. 엄청난 공동묘지는 어떻게 될 것이며 생활오수는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음성꽃동네측은 지역여론에 밀리자 빈 농가를 사들이고 일부 주민들에게 접근, 주민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찬성-『지역경제발전 크게 이바지』] ▼全在翼(전재익·60)전거창군의원〓갈 곳 없고 병든 사람들을 보호하고 간호해주는 꽃동네마을은 결코 혐오시설이 될 수 없다. 꽃동네 유치가 지역경제에 크게 이바지하기 때문에 명분과 실리 어느 면에서도 나쁠 것이 없다. 반투위는 환경오염을 우려하지만 완벽한 오수종말처리장 등을 갖춘 음성꽃동네를 방문해보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군의회도 당초에는 꽃동네유치의 긍정적효과를 고려해 찬성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반투위가 정확한 꽃동네 실상을 애써 외면한 채 찬성주민들을 괴롭히며 반이성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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