入神의 경지로 일컬어지는 9단에 오르는 프로기사가 올들어 잇따라 탄생하면서 한국바둑이 「神의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입신에 오른 기사는 姜勳(강훈) 金熙中(김희중) 鄭壽鉉(정수현)9단 등 세 명.
姜勳 9단이 지난해 12월에 9단에 올랐고, 金熙中 鄭壽鉉 9단은 20일과 23일 차례로 입신의 경지에 도달했다.
한국바둑사에서 이처럼 짧은 시일 내에 9단이 한꺼번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국내에 활약중인 9단은 曺薰鉉(조훈현) 趙南哲(조남철)金寅(김인) 徐奉洙(서봉수) 尹奇鉉(윤기현) 徐能旭(서능욱) 張秀英(장수영) 金秀壯(김수장) 梁宰豪(양재호) 白成豪(백성호) 李昌鎬(이창호) 劉昌赫(유창혁) 姜勳 金熙中 鄭壽鉉(승단순)등 16명으로 늘어났다.
객원기사인 吳淞笙 9단(호주국적)은 중국에서 82년에 9단이 됐다.
이는 1백명에 달하는 일본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숫자이나 16명의 9단을 갖고 있는 중국과는 같은 규모이다.
바둑계는 9단 승단이 최근 늘고 있는 것은 한국바둑의 질적 향상과 그 궤를 같이한다고 보고 있다.
일부 국제기전 타이틀을 내주고는 있지만 여전히 한국바둑은 세계최강이며 이에 따라 16명의 9단 보유는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9단 승단이 잇따르면서 8단 보유자는 갈수록 줄어 현재 金在九 河燦錫 盧永夏 洪鍾賢 등 9명만이 남아 있다.
한국바둑에서 9단이 최초로 탄생한 것은 지난 82년이었다.
국내바둑을 완전평정한 曺薰鉉 9단은 입단 20년만에 입신에 오름으로써 바둑계 안팎에 화제를 모은 바있다.
이어 한국바둑의 개척자인 趙南哲 9단과 국내바둑의 2세대인 金寅 9단이 83년에 입신의 경지로 동반진출했고, 徐奉洙 9단이 86년 그 뒤를 따랐다.
특히 지난해에는 李昌鎬 劉昌赫 당시 7단이 50년 동안 지켜져오던 승단원칙을 깨고 두 단계나 껑충 뛰어올라 신들의 세계에 합류함으로써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들의 입신은 국제기전에서 보인 맹활약에 힘입은 것으로, 한국기원 이사회는 이들의 9단 승단을 예외적으로 인정해 주기로 결의했다.
프로입단에서 9단까지 오르는 데 가장 짧은 기간이 걸린 기사는 李昌鎬 9단이다.
李 9단은 입단 10년만에 입신에 올라 이전의 국내기록 15년(梁宰豪 9단)을 경신했다.
반면 趙南哲 9단은 9단에 오르는 데 무려 41년이 걸려 최장을 기록했고, 金寅 9단도 25년이 소요됐다.
최근 승단한 金熙中 9단도 28년이 걸려서야 9단에 오를 수 있었다.
참고로 8단에서 9단에 오르는 데 가장 짧은 기간이 걸린 기사는 梁宰豪 金秀壯9단으로 2년이 소요됐고, 曺薰鉉 徐奉洙 鄭壽鉉 9단은 3년이 걸렸다.
반면 趙南哲 9단은 20년을 기다려야 해 최장을 기록했으며 金寅 9단도 9년으로 적지 않은 세월이 흘러야 했다.
물론 李昌鎬 9단과 劉昌赫 9단은 두 단계를 건너뛰는 바람에 8단 시절을 경험하지 못했다.
한국기원측은 『林宣根 8단 등 몇명의 기사가 곧 승단할 가능성이 있어 올해가 9단을 가장 많이 내는 「9단 풍년의 해」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